신사옥으로 이전한 울산제일일보에 바란다
신사옥으로 이전한 울산제일일보에 바란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2.04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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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제일일보가 창간 13년 만에 내 집(사옥)을 장만했다. 축하할 일이다.

때마침 올해가 울산지역 언론이 100년을 맞았다는 원로 지역언론인의 노작(‘울산언론 100년 역사’)을 접한 터라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돌이켜보면, 울산은 경남의 변방에 머물다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되면서 급속도의 도시 발전은 이뤘으나 공해를 비롯해 부작용도 참 많았다. 이 과정에서 울산은 공해, 노사분규 등이 지나치게 부각되면서 정주(定住)하기 어려운 곳으로 각인되기도 했다.

1997년 광역시 승격으로 마침내 자치 도시로 성장했지만, 그 상황은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그 배경에는 언론, 문화 등 정신적인 면에서 시세(市勢)에 걸맞은 역량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일각에서는 외지인이 70% 이상인 도시에서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단정 짓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바로 척박한 언론 환경도 한 몫을 했다고 믿는다.

울산 언론이 올해로 100년을 맞는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울산 언론의 효시(嚆矢)는 경상일보였고 창간연도는 1989년이었다. 이때부터가 울산의 정체성과 함께 울산다움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울산매일(1992년), 울산신문(2006년), 울산제일일보(2007년) 등이 잇따라 창간을 하면서 울산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물론 이전에 방송이나 부산지역의 언론, 통신 등이 지역 주재기자를 두고는 있었지만 이들은 울산의 이익을 대변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오히려 그 반대였다. 그 이유는 당시의 언론 기사들이 울산의 문화나 가치보다 부정적인 내용을 주로 다루어서 지역 이익이나 정체성 확보에 기여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당시의 기사들을 보면 공비 출몰, 경찰서장 피살, 교원노조, 보도연맹, 울산공업단지, 사카린 사건, 노사분규 등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지역 신문사들이 탄생하면서부터는 오롯이 울산의 입장을 대변하는 의제가 다뤄지기 시작했다. KTX 울산역, 미술관, 박물관, 공공병원, 국가정원 등은 그 결실이다.

이제 울산제일일보는 성년의 반열에 올랐고 내 집(사옥)도 마련했다.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뒤로하고 지역 의제를 더욱 선도하는 한편 지역 언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바란다.

사옥 마련은 단순한 살림 장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달라졌지만,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21세기 울산의 초석(礎石)을 놓는 일에 울산제일일보가 앞장서서 기여해 주기를 기대한다.

조기성 울산시 동구 방어진순환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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