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고- 올해는 ‘제1차 일·학습병행 3개년 계획’의 원년
-신년기고- 올해는 ‘제1차 일·학습병행 3개년 계획’의 원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1.2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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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도 2021년 신축년 새해는 어김없이 밝았다. 우리의 염원과는 달리 코로나19의 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모든 산업분야의 경영위기와 고용불안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암울한 상황으로 시작된 새해이지만 고용문제와 관련, 기업 현장 최일선에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 ‘일·학습병행’ 사업은 2021년이 변화와 혁신의 날개를 달고 비상하는 도약의 원년인 셈이다.

일·학습병행은 독일, 스위스 등 기술강국에서 활용하는 ‘일터기반 학습’(Work based learning)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설계해서 도입한 ‘현장기반 훈련’이다. 2014년에 처음 도입한 이후 1만 6천개 기업에서 10만명의 학습근로자가 참여한 ‘한국형 도제제도’로 자리매김했다.

일·학습병행 사업은 정부가 2014년 관련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무려 6년 만에 극적으로 통과되어 지난해 8월에야 비로소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일·학습병행법)이란 이름으로 시행된다. 그리고 2021년은 일·학습병행법 제6조에 따라 고용노동부에서 수립한 ‘제1차 일·학습병행 추진계획’이 야심차게 실행되는 첫해가 된다. 추진계획에는 향후 3년간 사업을 질적으로 내실화하고 코로나19, 4차 산업혁명 등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방안들이 포함되어 있다.

3개년 추진계획은 고용노동부장관이 위원장이 되어 노사대표와 고용전문가 및 관계부처 위원이 참여한 고용정책심의회를 거쳐 수립되었기 때문에 계획의 질적 신뢰도와 실행가능성은 공적으로 보장된다. 올해부터 추진되는 3개년 계획의 중요한 몇 가지만 살펴보자.

우선, 정부는 일·학습병행 활성화를 위해 우수한 중소·중견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보고, 현재 30%인 이들 기업의 연간 참여비중을 2023년까지 4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기업친화적 훈련여건을 만들기 위해 훈련관리의 전 과정을 간소화하고, 현장 교육훈련(OJT) 방식을 기업 고유의 문제 해결이나 프로젝트의 완성이라는 성과 중심의 현장교육훈련(OJT)으로 전환한다. 아울러, 기업의 현장수요를 반영해 자율성을 강화하는 다양한 훈련모델도 개발, 운영한다.

둘째, 특성화고 도제학생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훈련 중도탈락을 방지하기 위해 참여단계부터 적성과 진로에 맞는 기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도제학생과 기업의 정보를 서로 미리 제공하고, 다(多)대 다(多) 면접 및 현장견학·체험 등 사전탐색을 거쳐 최종 채용하는 잡마켓(Job Market)을 도입,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셋째, 일·학습병행에 참여한 학습근로자가 산업·기업에서 계속 필요로 하는 핵심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후학습경로도 다양화한다. 이를 위해 현재 35개교인 고숙련 일·학습병행(P-TECH) 참여학교를 2023년까지 65개교로 늘리고, 전에 참여했던 일·학습병행과 같거나 유사한 직무의 상위수준 훈련에 다시 참여하는 것도 허용한다. 또한, 학습근로자가 신산업·신기술 분야의 미래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초직무교육을 실시하고, 도제학교의 4차 산업혁명 유망직종 훈련도 기존의 첨단자동차, IOT, SW, 스마트팩토리 분야 외에 드론, 바이오, 빅데이터, AI, 로봇, VR로까지 대폭 확대한다.

넷째, 코로나19 등에 따라 늘고 있는 비대면 훈련방식을 도입하기 위한 기반도 구축한다. 우선, 이론교육 중심의 사업장 외 교육훈련(Off-JT)의 원격훈련부터 늘린 다음 현장교육훈련(OJT)에도 비대면 훈련방식을 도입한다. 플립러닝,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실감형 콘텐츠 등 원격훈련을 위한 콘텐츠 확보도 추진한다.

다섯째, 학습근로자가 취득한 일·학습병행 자격이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도록 한다. 국가기술자격시험에서 일·학습병행 자격과 국가기술 자격의 NCS(국가직무능력표준)가 같은 종목은 시험 일부면제를 추진한다. 또한, 특정자격이 우대받거나 가산점을 받을 때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협의하는 한편 4차 산업혁명, 디지털 뉴딜 등에 따른 신기술 분야의 훈련직종 24개를 2023년까지 추가로 개발한다.

지금까지 2021년부터 시작되는 제1차 일·학습병행 3개년 추진계획의 중요내용을 살펴보았다. 제1차 추진계획을 최종 심의했던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은 “이번 추진계획을 계기로 일·학습병행이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내실화도 기하고,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 등의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명실상부한 한국형 도제제도로 한층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필자도 일·학습병행이 제1차 추진계획의 실행을 계기로 이 장관의 약속처럼 코로나19와 급격한 환경변화에 맞설 수 있는 제도로 한층 더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일·학습병행만으로 현재의 고용위기가 타개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작은 시작점이 될 수 있기를 신축년 새해의 작은 소망으로 빌어본다.

정회식 울산상공회의소 울산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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