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식탁 물가 연초부터 ‘고공행진’
울산 식탁 물가 연초부터 ‘고공행진’
  • 김지은
  • 승인 2021.01.1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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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집밥 수요 증가 속 서민 가계 부담 키워

-작황 부진에 쌀 생산량 줄고 마늘 등 채솟값 강세

-AI 확산으로 ‘금란’등장… 설 차례상 비용 걱정도

연초부터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식탁물가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집밥’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설 명절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등의 영향으로 먹거리 물가가 뜀박질하면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울산 신정시장에서 거래된 쌀 20㎏ 기준 소매가격은 6만2천원으로 1년 전보다 12.7% 증가했다. 평년 4만8천333원에 비해서는 28.3% 늘었다.

지난해 긴 장마와 잇따른 태풍으로 작황이 부진하면서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요리에 자주 쓰이는 채소 가격도 대체로 강세다.

이날 신정시장의 깐마늘 상품 1㎏ 소매가격은 8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7% 증가했다.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1만1천970원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44.2%나 올랐다.

양파의 경우 신정시장의 소매 가격이 상품 기준 1㎏ 3천원에 형성돼 1년 전의 두배에 달했고, 같은 기간 대형 유통업체 소매 가격은 2천990원으로 74.3%나 증가했다.

신정시장의 대파 상품 1㎏ 소매가격은 4천원으로 지난해보다 60% 증가했고, 유통업체는 51.9% 오른 5천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aT는 올해 초에도 생산량이나 재고량 부족 등의 이유로 마늘, 양파, 대파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축산물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는 영향을 받아 달걀과 가금육을 중심으로 출렁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15일 기준으로 달걀 소비자가격은 한판(특란 30개) 기준 6천669원으로 지난 5일부터 열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걀 한 판 가격은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서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18년 3월 1일 이후 처음으로 지난 7일 6천원 선을 돌파했다. 2016 ~2017년 고병원성 AI가 확산했을 때 달걀 한 판 가격은 1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오른 적이 있다.

육계와 오리 소비자가격은 ㎏당 5천656원과 1만4천818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0.6%, 33.2% 상승했다.

울산 신정시장의 이날 달걀(중품, 특란 30개) 소매가격은 6천500원으로 1년 전보다 22% 증가했으며,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16.8% 오른 6천9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5월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후 가격이 크게 오른 한우와 삼겹살은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우는 지난해 6월 3일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 10만원을 넘은 이후 현재까지 10만원대의 가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5일 한우 등심 1등급 가격은 ㎏당 10만2천274원으로 집계됐다.

삼겹살은 지난해 6월 ㎏당 2만원 중반대까지 올랐다가 2만원 초반대로 다소 내려가긴 했지만,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전보다는 비싼 수준이다.

최근 밥상 물가가 심상치 않으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새해가 밝자마자 먹거리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하소연이 터져 나온다.

직장인 권모(40)씨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할인 판매하는 상품을 사다 오랜만에 마트를 들렸더니 달걀 한 판 가격이 7천원을 넘더라”라며 “지난해 행사 때는 3천원까지 떨어지더니 지금은 ‘금(金)란’이란 말을 체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주부 김모(37)씨는 “보통 10만원 안팎의 장을 보는데, 예전과 비교해 살 수 있는 양이 확 줄었다”며 “그래서인지 아무래도 할인 품목 위주로 손이 가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설 명절이 가까워지면서 수요가 늘어나 이 같은 가격 오름세는 한동안 이어질 공산이 크다. 소비자들의 설 차례상 준비 걱정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유통 과정상 애로를 점검하고 가격을 모니터링하면서 문제가 있다면 적절한 대책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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