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구걸할 때를 되돌아 보라
표 구걸할 때를 되돌아 보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9.03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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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 개원한 제7대 울산시의회 후반기 의회의 원 구성이 오는 8일 제2부의장 선출을 끝으로 곧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전 미래통합당) 몫으로 남겨 둔 제2부의장 후보가 지난 1일 시의회사무처에 접수됐기 때문이다. 오는 8일 열리는 제216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실시되는 제2부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에서 별 이견이 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전반기 의회를 거치면서 후반기 의장단 구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이 지난 5월이라고 보면 거의 4개월 만에 원 구성이 마무리된다. 이처럼 오래 끌었던 것은 이미 예견돼 있었던 일이다. 다수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의장단 구성에 따른 자리다툼이 실마리가 됐다.

지난 5월 다수당인 민주당에서 후반기 의장선출 등 원 구성을 둘러싼 의원 간 ‘샅바 싸움’이 진행하는 과정에서 전반기에 국민의힘에 내주었던 제2부의장과 교육위원장 두 자리 가운데 교육위원장을 양보하지 않는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부터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제2부의장과 교육위원장 자리를 뺏길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여야의 협상은 없었다. 민주당은 6월 23일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하는 제213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앞두고 두 차례 의원총회를 하고 의장과 제1부의장, 상임위원장 5석 등 전체 8석 가운데 제2부의장을 제외한 7석에 대해 전격적으로 자당 의원을 내정했다.

민주당은 “제7대 전반기에는 전체 의석 비율 등을 고려해 전국 유례없이 야당인 당시 자유한국당에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1석을 배분하고 울산시민을 위한 시의회로 거듭나기 위해 협의할 것을 기대했지만 기대와 희망을 지난 의정활동을 통해 깨뜨려버렸다”며 “후반기 시의회에서 상임위 자리를 통합당(국민의힘)에 양보하지 않은 것은 여당에 힘을 실어준 울산시민에 대한 책임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유를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울산발전과 울산시민을 위한 길은 독선과 오만이 아닌 여·야 협치로 배려와 타협의 정치를 함으로써 시작된다”고 즉각 반발했다. 하지만 6월 23일 다수당인 민주당의 주도로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하는 본회의가 열렸고, 여야 간 충돌해 몸싸움으로 번지는 사태가 연출되고 말았다.

다수당인 여당 의원들은 본회의를 강행해 후반기 시의회를 이끌어갈 의장단을 선출했다. 제2부의장을 제외한 의장과 제1부의장, 나머지 상임위원장도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이로 인해 단상을 점거한 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회의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울산시의회 민주당 독선 원 구성 중단하라’, ‘시의회 회의 규정 위반 3차 본회의 원천무효’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고 단상을 점거했으며, 급기야 몸싸움이 벌어지고 막말과 고성이 오갔다.

그랬던 국민의힘이 최근 민주당과 줄다리기 끝에 제2부의장 외 예결위원장(4분기), 윤리위원장 등을 양보받았지만 제2부의장 자리를 두고 의견이 나뉘기도 했다. 결국 명분도 잃고 실리도 챙기지 못하는 꼴이 됐다는 비난을 사게 되자 안수일 의원을 제2부의장의에 추천하기로 뜻을 모았다. 사태는 이렇게 봉합되는 모양새다.

사태가 봉합되기까지 수개월 동안 여야 시의원들이 의회를 파행으로까지 몰아가면서 보여준 행태는 각자 자당 갖는 명분 때문이었다.

민주당은 ‘여당에 힘을 실어준 울산시민에 대한 책임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고, 국민의힘은 ‘의석 비율 원칙에 따라 배정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결과를 놓고 보면 의원 개개인 ‘감투’ 욕심에서 벌어진 사태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은 나만의 시각일까. 시의원 해보겠다고 유권자들에게 시의회로 보내달라고 애걸할 때를 생각해보라.

박선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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