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코로나 집콕 늘자 ‘노인학대’도 늘었다
울산, 코로나 집콕 늘자 ‘노인학대’도 늘었다
  • 김원경
  • 승인 2020.08.1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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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287건 신고… 작년보다 16% 증가“좁아진 생활반경에 가족간 충돌 잦아져”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A(76·여)씨는 함께 거주했던 아들·손자가 취업을 위해 타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방임학대로 쓰레기더미 속에서 식사를 막걸리로 대체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보냈다.

-소규모 노인시설에서 생활하는 B(85·여)씨는 가림막 없이 다른 남자입소자들 앞에서 요양보호사가 기저귀를 교체했지만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 시설의 냉장고에는 뚜껑 열린 국냄비와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 썩은 파가 발견됐다.

코로나19 사태 속 울산지역의 노인학대 신고 건수가 전년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울산시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노인학대 신고건수는 총 287건으로 전년 동기 247건 대비 16.2% 증가했다. 이 중 가정 내 발생이 282건, 노인복지시설은 5건이다. 학대사례로 판명 난 것은 가정이 72건, 시설이 3건에 달했다.

울산시 노인학대 상담과 사례 판정 등을 하고 있는 울산시노인복지전문기관은 이들의 학대유형은 대부분 정서적·신체적 학대가 대부분으로, 행위자 유형은 아들과 배우자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정주 관장은 “코로나19로 어르신들의 생활반경이 좁아지면서 가족과 많이 부딪히다보니 신고건수가 늘어난 것 같다”며 “최근 노인학대 추세는 고령화·가족해체로 사위·며느리의 학대가 줄고 노인부부로만 구성된 가구에서 배우자가 학대행위를 하는 노노(老老) 학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실체 최근 5년간 울산지역 노인학대 현황을 보면 2015년 349건에서 지난해 440건으로 26% 증가한 가운데 행위자 유형 중 배우자가 2015년 0건에서 지난해 27건으로 급증했다.

반면 며느리는 2015년 8건에서 지난해 3건으로 60% 이상 줄었다. 사위는 2016년 1건만 기록됐다. 아들은 △2015년 25건 △2016년 52건 △2017년 30건 △2018년 35건 △2019년 43건으로 매년 1위를 차지했다.

학대 유형별로는 지난해의 경우 정서적 학대(68건)가 가장 많았고, 신체적 학대(61건), 방임(20건), 경제적 학대(9건), 성적 학대(1건), 자기방임(6건) 순을 보였다. 피해자 나이는 70대가 43%로 가장 많았고, 이어 80대(33%), 60대(18%), 90대(6%) 순을 보였다. 피해자 성별은 여성이 76%로 압도적이었다.

아울러 배우자의 노인학대와 함께 노인복지시설에서의 학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남 관장은 “노인학대신고는 가정이 90%, 시설이 10%정도로 2015년께부터 시설 학대 신고가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시설은 내부 신고가 적극적이지 않아 잠복해 있는 것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시설에서는 종사자, 관리자, 입소자로 다수 행위자가 있을 수 있어 더욱 관심이 필요하다. 어르신을 시설에 모신 가족들은 자주 찾아뵙고, 안부전화를 드려서 어르신 건강과 상태를 체크하고 사회적 관심도 고조시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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