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자산을 선택할 때는 반드시 고려해야할 3대 원칙이 있다. 안정성, 수익성, 유동성이 바로 그것이다. 이 3대 원칙은 아주 오래되고 널리 알려진 것이어서 누구나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한 번 쯤은 이 원칙을 고려한다.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원칙을 알고 있는 사람일수록 이 원칙의 우선순위를 잘못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사람들은 5년~10년 이후에 사용할 자금은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선택하라고 말한다. 안정된 상품을 선택해야 5년이나 10년 후에 자금을 사용하는 것이 확실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일견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장기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30대가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원칙은 수익성이다. 30대가 중장기적으로 모은 돈을 사용할 곳은 주택과 자녀교육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비용은 우리나라에서 빠르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주택자금과 교육비의 증가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중장기 저축은 쏟은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문에 중장기 금융상품은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도록 수익성을 먼저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저축을 해서 돈을 모으면 내가 일을 해서 벌어들이는 소득 이외에 이자, 배당, 연금 등의 또 다른 소득이 생긴다. 이 소득은 내가 일을 하지 않아도 생기는 소득이기 때문에 일을 못하게 되었을 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을 하는 동안에는 더 많은 소득을 올리게 해줘서 부를 늘려준다. 회사 월급만 받는 사람보다 회사월급에다 이자나 배당 또는 연금소득이 있는 사람이 더 많은 부를 축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40대 중반을 넘어서면 오랜 시간을 저축할 수 없고, 준비할 만한 시간과 여력도 적다.
하지만 30대는 10년 20년 이상의 저축을 지속할 수 있고, 이 저축에서 나오는 이자나 연금을 ‘금융월급’으로 받을 수 있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자. 60세에 5억 원을 만들고 싶다면 수익률 10%를 가정할 경우 30세에는 매월 25만원을 불입하면 된다. 그런데 10년 늦어 40세에 시작하면 매월 72만원씩 불입해야 하며 10년을 더 늦춰 50세에 시작한다면 매월 262만원씩 10년간 3억 원을 불입해야 5억 원을 만들 수 있다.
물론 20세에 시작한다면 월9만4천 원씩만 불입하면 된다. 시간이 왜 돈인지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런 전략이 가능한 것은 젊을수록 재테크 최고의 무기인 시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대는 물론이고 30대는 시간이라는 무기가 있기 때문에 장단기 금융상품을 모두 취할 수 있고, 심지어 만기가 없는 금융상품을 선택하여 복리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도 있다. 물론 이는 비단 30대에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한 그루의 나무가 있고 이 나무에서 꽃이 피고 열매가 맺으려면 10년이 걸린다면 우리는 이 나무를 언제 심는 것이 좋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지금 당장 심는 것이다. 재무설계도 마찬가지다.
/ 김상인 한국재무설계 울산출장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