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자살과 그 파장
지도자의 자살과 그 파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7.1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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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인권변호사로, 시민운동가로 명성을 떨치다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되면서 3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자살 소식은 가족과 지인과 온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자살 원인이 여비서 성추문 때문이라니 더욱 실망스럽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울특별시장이라는 위치도 막중한데다 차기 대통령 후보의 한 사람으로서 여론의 조명을 받아온 인물인지라 그 실망과 충격은 여간 큰 것이 아니다.

이렇게 유명한 정치지도자의 자살은 한 사람의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는 매우 부정적인 파장을 미치게 된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연예인의 자살사건이 발생하면 일반인들의 자살률이 높아진다는 보도도 있듯이 이런 유명 정치지도자의 자살은 자신의 인생을 비관하며 죽지 못해 하루하루를 견디는 사람들에게는 자살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존심이 강한 정치인일수록 자신의 부정과 수치가 세상에 알려지는 굴욕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리 죽고 싶을 만큼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 있어서 온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할지라도 자살은 결코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없다. 그 어떤 것도 목숨과 바꿀 만큼 가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마태복음 16장 26절)

우리는 자급자족하던 농경시대에서 산업화시대, 그리고 정보화시대를 거쳐 4차산업혁명시대로 접어드는 격변의 시대를 살고 있다. 짧은 기간 동안 급변하는 세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일제강점기에 수탈을 당하다가 해방되고 다시 동족간의 전쟁을 겪으면서 피폐할 대로 피폐해진 나라에서 너무 짧은 기간 안에 경제발전을 이루고 민주화, 자유화, 세계화와 맞부딪혀야 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IT산업의 발달로 온갖 정보가 홍수처럼 밀려오는 사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이나 올바른 가치관, 세계관이 확립되지 못한 국민들은 교육, 문화, 사회, 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의 혼란 속에서 갖가지 문제로 정신적 고통을 당하거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살률 또한 급증하고 있다. 성적을 비관해 자살하는 청소년, 사업실패로 채무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사람, 악플에 시달리다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연예인,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가족과 동반자살 하는 사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정치인까지 점점 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연예인의 자살도 사회에 미치는 여파가 크지만 정치지도자의 자살은 그 후유증이 한층 더 엄청나다. 그럼에도 어찌하여 우리나라의 유명 정치인들이 쉽사리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유명한 지도자의 자살은 이유야 어떠하든 국민들에게 미치는 파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래서 정치지도자는 늘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며 살아야 한다.

정치인은 정치생명이 끝나면 인생이 끝나는 것 같아도 정치만이 최고의 가치는 아니다. 살아있으면 다른 분야에서도 얼마든지 가치 있고 소중한 일을 하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지만 죽고 나면 모든 기회가 다 사라져 버린다. 자신의 인생을 회복할 기회도, 용서받을 기회도, 가족을 사랑할 기회도, 보람된 일을 할 기회도 없어지고, 영혼이 죄 사함과 구원을 받을 기회마저 잃어 버리게 되는 것이 자살이다.

그러나 회개하면 하나님은 다 용서해주시고 구원해 주신다. “모든 영혼이 다 내게 속한지라 아버지의 영혼이 내게 속함 같이 그의 아들의 영혼도 내게 속하였나니.”(에스겔 18장 4절) 모든 영혼은 하나님께 속하고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므로 누구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자격이 없다.

유병곤 새울산교회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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