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리쇼어링을 준비하자
제조업의 리쇼어링을 준비하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7.12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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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5개월 전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은 미증유의 일로 우리 일상을 송두리째 변화시켜 버렸다. 이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지구촌의 어느 국가도 피해갈 수 없을 만큼 너무도 신속하게 경제환경을 둔화시키며 세상의 모든 질서를 바꿔 버렸다. 이러한 현상이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심각성이 더 무섭게 다가온다. 세계최고의 선진국인 미국과 자존심 강한 유럽, 재해예방에 철저하던 일본조차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온 세상을 마비시켰다. 울산은 더욱 철저한 개인위생과 생활 속 거리두기를 잘 지켜야겠다.

이렇듯 일순간에 지구촌을 뒤집어 버리니 산업계 전반에도 엄청난 혼란이 왔고 각 나라는 국경을 닫아 자국 보호 조치를 강력하게 시행했다. 그 결과 해외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이 가속적으로 붕괴하고 있어 부품 공급과 수출 면에서 많이 고전하고 있다. 이들의 국내 유턴, 즉 리쇼어링(Re-shoring, 기업복귀)을 위해 정부는 법인세를 비롯한 세제 혜택과 규제완화 법안을 손질하고 있다. 이 시점에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취업과 노동법 정비 등에 관한 정책 수립과 과감한 사회적 인식 전환이다.

선진국들도 자국 기업들의 리쇼어링을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만들어 기업을 돕고 있다. 미국은 인프라 구축, 세금 감면, 에너지비용 지원 등 기업이 돌아오기 좋은 산업환경이란 당근을 제시하며 기업들의 복귀를 독려하고, 아일랜드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대만은 중국에 진출해 있는 자국 기업 중 돌아오고자 하는 의사를 가진 10%의 기업을 위해 세금 및 보조금 지원, 토지 및 인력 지원, 기술경쟁력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비 지원 정책을 펼쳐 자국 기업들의 복귀를 돕고 있다. 미국, 유럽, 대만의 리쇼어링 정책사례에서 보듯 각 나라는 리쇼어링 정책을 그 나라의 특징과 기업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IT강국으로서의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4차산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을 제조산업에 적용해 산업지능을 높여야 한다. 산업지능을 제품의 개발과 생산에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프로세스 영역으로 확대하여 비즈니스 모델과 생산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 그리고 기계장비, 로봇과 작업자 간 협업이 될 수 있도록 스마트팩토리를 돌아오는 기업들에게 적용하면 수동적 개념의 공장자동화를 뛰어넘어 RPA(=Robot Process Automation,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와 인공지능형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산업지능을 높일 수 있도록 공급기업은 산업군별 프로세스와 데이터에 대한 표준모델을 정립하여 글로벌 스탠다드를 만들고, 기업들이 또 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제조 선진화를 이룰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2022년까지 추진하는 3만개의 스마트공장 구축과 10개의 스마트 산업단지 조성사업에 접목시켜, 국내로 유턴하는 기업에게도 자금을 지원해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준비하면 어떨까. 디지털 산업 인프라를 제공해 해외 기업이 국내로 많이 돌아온다면 고령화와 청년실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취업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아울러 내수경기 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IT 공급기업에겐 4차산업 관련 기술 확보가 가능해져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편, 유턴 기업들도 산업지능을 높여 지능형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여 생산성 향상을 통한 인건비 절감과 제조 프로세스 고도화를 이룰 수 있고, 나아가 이런 프로젝트를 추진할 인재 육성을 통해 기업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국내 제조업의 제2 르네상스를 위해 정부, 지자체 및 공급기업들은 빠른 시간 내에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하자. 그리고 돌아오는 기업들의 복귀비용 최소화와 정책적·기술적 지원방향을 정립하여 걸림돌을 미리 제거하고 준비를 잘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국내 제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 경쟁력을 향상시키면서 핵심 주력산업 수성에도 신경을 쓴다면 이참에 국가경쟁력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확신한다.

민병수 ㈜엠아이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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