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는 2월 10일에 발표된 종합 금융안정대책(Financial Stability Plan)이 잡아 나갔지만 본격적인 신호탄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서 출발했다.
지난 2월 24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금융시스템의 안정 없이는 경기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발언을 했다.
즉 이 발언은 앞으로 나오게 될 정부 정책이 경기부양 보다 금융시스템 안정에 무게를 둘 것임을 시사했다.
FOMC가 있었던 3월 18일에는 국채매입을 통한 양적 완화 계획이 발표되었다.
정부가 연준의 국채매입으로 금융기관 지원과 경기부양을 위한 자금확보의 통로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이어 3월 23일에는 재무부가 금융기관의 부실자산 정리를 위한 공공, 민간투자 프로그램의 세부 시행 방안을 발표했다.
재무부는 정부 출연자금과 민간 투자자금으로 펀드를 설립해 우선 총 5,000억 달러의 부실자산을 매입할 예정이며, 향후 최대 1조 달러까지 매입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정부의 집중적인 금융 안정책 발표로 3월 중 전세계 금융섹터는 18% 상승했다. 동유럽 문제도 잠잠해졌다.
MSCI 신흥유럽지수는 23% 올랐고, 주요 동유럽 국가들의 환율과 CDS프리미엄은 하향 안정세를 나타냈다.
우리시장의 경우도 3월초 1000포인트 언저리까지 내려갔다가 월말 들어 1200포인트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금융부문의 안정은 실물경기의 바닥권 통과 기대감을 고조시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국내 경기선행지수의 경우에도 반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미국 은행들의 완화된 대출태도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기업 활동을 자극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익 전망도 마찬가지이다.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맞아 우리기업의 영업이익 및 증가율(전년동기비)은 08년 4분기가 저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금융부실이 실물경기 침체를 가속화시키고, 실물경기 침체가 또 다시 금융부문에 충격을 주는 악순환의 고리는 정부정책의 구체적이고 본격적인 시행과 더불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시그널이다.
금융부문의 안정과 더불어 희미하게 잡히기 시작한 경기 저점 통화 가능성은 중기적으로 주식시장의 투자환경을 개선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되지만 4월 시장의 시장 전망을 보면 3월에 비해 주가상승탄력이 제한될 수 있다.
왜냐하면 첫째, 3월 중 지수의 움직임이 다소 과했다는 것이다.
한국은 달러표시 MSCI 지수를 기준으로 장중 고점을 보았을 때는 33.6%상승하면서 전세계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둘째는 우리시장의 높아진 벨류에이션이다.
여타 신흥국 및 아시아 시장과 비교시 상대적으로 벨류에이션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셋째는 ELS 만기 충격 가능성이다.
4월에 예정된 ELS의 만기상환규모는 대략 1조 1천억으로 사상 최대인데 이 부문 또한 4월의 주가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중기적인 환경은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기대와 현실 간의 눈높이 조정을 통한 단계적 상승에 무게를 두고 접근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김기석 대우증권 울산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