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현실의 눈높이 조정
기대와 현실의 눈높이 조정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3.3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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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글로벌 증시는 금융시스템안정을 위한 미국 및 각국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동반 상승했다.

분위기는 2월 10일에 발표된 종합 금융안정대책(Financial Stability Plan)이 잡아 나갔지만 본격적인 신호탄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서 출발했다.

지난 2월 24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금융시스템의 안정 없이는 경기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발언을 했다.

즉 이 발언은 앞으로 나오게 될 정부 정책이 경기부양 보다 금융시스템 안정에 무게를 둘 것임을 시사했다.

FOMC가 있었던 3월 18일에는 국채매입을 통한 양적 완화 계획이 발표되었다.

정부가 연준의 국채매입으로 금융기관 지원과 경기부양을 위한 자금확보의 통로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이어 3월 23일에는 재무부가 금융기관의 부실자산 정리를 위한 공공, 민간투자 프로그램의 세부 시행 방안을 발표했다.

재무부는 정부 출연자금과 민간 투자자금으로 펀드를 설립해 우선 총 5,000억 달러의 부실자산을 매입할 예정이며, 향후 최대 1조 달러까지 매입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정부의 집중적인 금융 안정책 발표로 3월 중 전세계 금융섹터는 18% 상승했다. 동유럽 문제도 잠잠해졌다.

MSCI 신흥유럽지수는 23% 올랐고, 주요 동유럽 국가들의 환율과 CDS프리미엄은 하향 안정세를 나타냈다.

우리시장의 경우도 3월초 1000포인트 언저리까지 내려갔다가 월말 들어 1200포인트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금융부문의 안정은 실물경기의 바닥권 통과 기대감을 고조시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국내 경기선행지수의 경우에도 반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미국 은행들의 완화된 대출태도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기업 활동을 자극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익 전망도 마찬가지이다.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맞아 우리기업의 영업이익 및 증가율(전년동기비)은 08년 4분기가 저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금융부실이 실물경기 침체를 가속화시키고, 실물경기 침체가 또 다시 금융부문에 충격을 주는 악순환의 고리는 정부정책의 구체적이고 본격적인 시행과 더불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시그널이다.

금융부문의 안정과 더불어 희미하게 잡히기 시작한 경기 저점 통화 가능성은 중기적으로 주식시장의 투자환경을 개선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되지만 4월 시장의 시장 전망을 보면 3월에 비해 주가상승탄력이 제한될 수 있다.

왜냐하면 첫째, 3월 중 지수의 움직임이 다소 과했다는 것이다.

한국은 달러표시 MSCI 지수를 기준으로 장중 고점을 보았을 때는 33.6%상승하면서 전세계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둘째는 우리시장의 높아진 벨류에이션이다.

여타 신흥국 및 아시아 시장과 비교시 상대적으로 벨류에이션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셋째는 ELS 만기 충격 가능성이다.

4월에 예정된 ELS의 만기상환규모는 대략 1조 1천억으로 사상 최대인데 이 부문 또한 4월의 주가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중기적인 환경은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기대와 현실 간의 눈높이 조정을 통한 단계적 상승에 무게를 두고 접근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김기석 대우증권 울산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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