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공공근로 채용박람회 ‘구름인파’
울산 동구 공공근로 채용박람회 ‘구름인파’
  • 김원경
  • 승인 2020.07.02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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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취업 문턱에 단기 일자리 경쟁 치열… 생계형 구직자들 몰려
울산시 동구청이 마련한 코로나19 극복 희망일자리 채용박람회가 2일부터 이틀 동안 동구청 광장에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일자리를 구하려는 구직자들로 박람회장이 붐비고 있다. 	장태준 기자
울산시 동구청이 마련한 코로나19 극복 희망일자리 채용박람회가 2일부터 이틀 동안 동구청 광장에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일자리를 구하려는 구직자들로 박람회장이 붐비고 있다. 장태준 기자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에요. 이번엔 꼭 붙었으면 좋겠습니다.”

2일 울산시 동구청 광장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 희망일자리 채용박람회’에서 만난 구직자 이혜원(21·대학교 2학년 휴학생)씨. 코로나19 사태로 아르바이트에서 잘렸다는 그는 바닥에 앉아 채용 안내장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날 공공분야 근로자를 뽑는 동구 희망일자리 채용박람회에는 이 씨처럼 청년층부터 장년층까지 오전 일찍부터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가 끊임없이 몰렸다. 오전 8시 30분부터 대기행렬이 이어지더니 시작시간인 오전 10시에는 대기자만 500여명. 하루 1천500여명이 박람회를 찾아 일자리 절벽을 실감케 했다. 5개월 단기근로이지만 방역지원, 시설개선·환경정비, 행정지원·조사 분야 110개 사업에 966명을 뽑는 만큼 구직자들의 관심은 날씨보다 더 뜨거웠다.

채용박람회가 이렇게 치열할지 몰랐다는 한 장년은 긴 대기줄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퇴직 후 다시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는 손광배(64)씨는 “10시에 왔는데 대기 550번이다”며 “6년 전 퇴직 당시 만해도 동구는 호황이었는데 지금은 조선업 불황에 코로나19까지 겹쳐 그 많던 일자리가 다 사라졌다. 채용박람회가 열려 반가운 마음이지만 경쟁이 치열해서 될지 모르겠다”고 씁쓸해 하며 대기줄로 들어갔다.

또 일부 어르신들은 장기화된 경기 침체에 일감이 끊겨 당장의 생계가 어렵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고용식(63)씨는 “지난해 공공근로가 끝나고, 올해는 건설현장 일용직이라도 하려했지만 일자리가 없다”며 “생활이 너무 힘들어 폐지수거까지 나섰지만 하루에 쥐어지는 건 3천원뿐. 지금 죽지 못해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어떤 이는 차, 땅, 집까지 있으면서 3년째 공공근로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공공근로 취지에 맞게 저소득자 중심으로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설개선사업에 신청서를 낸 김모(59) 씨는 “최근 대교전망대 주차관리원 2명 뽑는데 100여명이 몰렸다고 들었다”며 “구직자는 많은데 일자리가 없다보니 공공근로자 경쟁률이 정말 치열하다. 4개월 6개월 단기일자리보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무엇보다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동구는 이 같이 침체된 지역 경기를 반영해 하반기 공공근로사업비를 당초 40억원에서 시 예산을 더 따내 15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동구 김권환 일자리정책과장은 “조선업 경기불황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넣고 생계지원을 도모하기 위해 예산을 늘렸다”며 “‘코로나19 극복 희망일자리 채용’ 사업취지에 맞게 기존 공공일자리 사업과 달리 재산 및 소득 등 선발기준은 완화했으며 취약계층,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자·휴폐업자는 우대,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이후 울산지역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증가폭이 매달 커지고 있다.

올해 1월은 지난해 12월보다 195명이 증가했는데, 지난 5월은 전달보다 894명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대비 수급자 증가비율은 동구가 16.5%로 가장 높았고 남구 12.5%, 북구 10.37%, 중구 9.1%, 울주군 9.03% 순을 보였다.

김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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