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 반도의 꽃…크로아티아 편
발칸 반도의 꽃…크로아티아 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6.1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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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대로 여행을 못 가는 요즘 들어 지난 여행의 기억을 소환하는 이 작업을 너무나 사랑하게 되었다. 자기보상 심리로 간 여행이 지금 또다시 위로로 다가와 행복하게 한다.

유럽인들은 평생 꼭 한번은 가 봐야 하는 여행지로 크로아티아를 꼽는다. 해안을 따라 유명 관광도시들이 모여 있다 보니 휴양지로도 인기가 많은 나라이다. 국내에서도 <꽃보다 누나>의 촬영지로 등장해 인기를 누렸다.

크로아티아는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이루던 공화국이었으나 1991년 6월 25일 독립을 선언했다. 유럽 발칸 반도 서부에 있고 헝가리,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아름다운 지상낙원이라는 별명처럼 자연과 도시가 어우러진 멋진 전경이 펼쳐지고, 아드리아 해안을 따라 천 개가 넘는 섬들이 있다.

플리트비체로 가는 길에 풍차와 폭포, 민속촌 등이 어우러진 작은 ‘물의 도시’인 슬루니 지역의 라스토케 마을을 만났다. 입구에서 바라볼 때 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작은 이끼폭포들이 범상치 않았다. 곳곳에 작은 폭포들로 무지개가 어리는 아름다운 동네에는 옛날 물레방아간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지만, 우리 것과는 많이 달랐다. 송어들이 구석구석 헤엄치고 다녔다. 점심때 나온 송어구이는 다들 비린내로 안 먹어서 내가 두 마리를 먹어치웠다.

크로아티아의 1위 관광지인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1949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크로아티아에 있는 8개의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커다란 규모를 자랑한다. 16개의 호수와 92개의 폭포, 1천267종의 식물들이 계절마다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며 태고의 원시림 풍경을 만들고 있어 마치 요정이 사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공원의 규모가 방대하기 때문에 제대로 보려면 3일 정도 소요되는데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8개 코스가 준비되어 있다. 당일치기 여행으로는 대부분 A코스를 선택하며, 이 코스는 2~3시간 동안 플리트비체에서 가장 유명한 벨리카 폭포와 하류의 호수 등을 관광하게 된다. 공원 내에서는 대부분 걸어 다니거나 셔틀버스, 보트를 이용할 수 있다. 운동화를 꼭 신어야 되고 미끄러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빙하가 녹아 계곡과 폭포를 만들어서 물속이 훤히 다 보였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그렇게 줄지어 구경하는 것은 처음이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적인 관광지로 손꼽히는 크로아티아의 인기명소이다. 물고기와 청둥오리가 함께 노는 비취색 물 위 곳곳에는 연인들이 일광욕과 낭만을 즐기고 있었다. 유람선을 타고 한 바퀴를 돌아 나왔다. 얼마 전에 간 중국 구채구와 비교할 만했다.

크로아티아의 수도이자 긴 역사를 자랑하는 자그레브는 여행의 시작점이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한 종점도시다. 주변의 다른 유럽 국가와 기차, 버스로 쉽게 연결되고 특히 서유럽과 동유럽을 통과하는 철로의 중심에 있는 교통의 요지로 크로아티아 여행의 중심이 된다. 자그레브에선 특히 그다데츠와 캅톨 언덕에 걸쳐 형성된 구시가지가 관광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돌의 문은 13세기에 건축되어서 벌써 7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북쪽을 지키는 문이다. 원래 성문에는 많은 나무장식이 있었는데 1731년의 대화재로 모든 것이 불타버렸다. 그러나 문에 그려진 성모마리아 그림만은 전혀 손상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로 인해 기적적인 힘을 지닌 그림으로 추앙받기 시작했고 성지순례지가 되었다.

궁전과 카페들로 둘러싸인 옐라치치 광장은 평소 만남과 산책의 장소이다. 특히 여름의 민속축제가 벌어질 때 큰 공공무대로 바뀌는 모습은 흥미롭다. 도라츠 시장 한편에 자리잡은 꽃시장에는 화사하게 피어난 꽃이 ‘낭만의 도시’ 자그레브 여행의 운치를 더하고 트램도 운행되어 이색적인 멋을 더하는 곳이다.

자그레브의 랜드마크인 성 마르카 교회는 꼭 레고의 집 같다. 타일 모자이크로 만든 지붕의 두 개의 문장이 예쁘고 특이하다. 그 덕에 포토존이 되어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다. 지금 생각하면 크로아티아의 남쪽 섬을 다 둘러보지 못해 아쉽다. 다음에 가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웬만하면 여행지에서 해보고 싶은 것은 다 해봐야 후회가 없다.

김윤경 여행큐레이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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