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울산 철새의 관광자원화]“철새, 태화강 건강성 부각시키는 자료”
[기획-울산 철새의 관광자원화]“철새, 태화강 건강성 부각시키는 자료”
  • 김보은
  • 승인 2020.06.0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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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철새 데이터 구축의 중요성
김성수 관장, 10년간 데이터 구축
“빅데이터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면
많은 부가가치 창출 할 수 있을 것
인문학이나 문학과도 접목 가능”
울산 태화강에서 다양한 종의 조류가 관찰되고 있다. 사진은 태화강에서 촬영한 민물가마우지.
울산 태화강에서 다양한 종의 조류가 관찰되고 있다. 사진은 태화강에서 촬영한 민물가마우지.

 

울산하면 흔히들 ‘산업도시’, ‘노동자의 도시’란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이 때문인지 울산은 ‘공해도시’, ‘문화 불모지’와 같은 멍에도 함께 지고 있었다. 수년간 울산에선 기존의 도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현재는 어느 정도 성과도 거둔 시점이다.

가장 큰 성과라면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꼽을 수 있다. 불과 30여년 전만해도 오염으로 악취가 진동하던 태화강은 산업화의 희생양처럼 여겨졌다. 그랬던 태화강이 2000년대 초반 들어 본격화된 각종 수질 개선과 생태계 복원사업을 통해 1996년 6급수에서 2007년 1급수가 됐고 연어, 황어, 백로, 떼까마귀 등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태화강의 기적’을 일으킨 것이다. 거기다 지난해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은 울산이 천혜의 자연을 갖춘 도시임을 대외적으로 공식화했고 생태환경도시로 도약하는 첫 걸음이 됐다.

그러한 가운데 일각에선 울산의 생태를 관광자원화 하는데 빅데이터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는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의 얘기다. 예컨대 울산의 또 다른 생태자원인 ‘고래’를 활용할 때 고래가 어느 시기에 자주 나타나고, 어느 지점에서 발견되기 쉬운 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수치화해놓으면 고래 탐사에 나선 관광객들이 고래를 못보고 돌아가는 일이 적어지는 것이다.

물론 빅데이터 구축은 단시일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철새홍보관 김성수 관장의 사례가 더욱 눈길을 끈다. 김성수 관장의 경우 삼호대숲을 중심으로 한 철새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2010년부터 매일 아침 해 뜨는 시간에 맞춰 이소시각, 개체 수 등을 꼬박 10년간 관찰했다. 이를 위해선 꾸준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해 김성수 관장처럼 개인이 장기간에 걸쳐 한 분야의 데이터를 축적한 사례는 국내에서 드문 것으로 전해진다.

김성수 관장은 “빅데이터를 갖고 있으면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생태환경도시로 도약하는 울산은 철새 데이터를 태화강의 건강성을 부각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태화강의 건강성은 발견되는 조류의 개체 수와 비례한다. 개체 수의 증가는 강물이 맑고 대기질이 좋다는 뜻이다. 대기질이 좋지 않으면 산성비가 내리고 그 물에는 물고기들이 살지 못한다. 그럼 새들도 먹이를 못 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는 울산이 생태환경도시임을 부각할 뿐만 아니라 인문학, 문화에도 접목시킬 수 있다. 특히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속담 중에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는 말이 있다. 제비는 대부분의 시간을 하늘에서 보내지만 먹이인 곤충을 잡아먹기 위해 땅 근처까지 내려온다. 그런데 비가 와 습도가 높아지면 곤충의 습기를 머금어 더 낮게 날게 되고 제비도 이에 따라 낮게 날 수밖에 없어진다. 즉 속담 하나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김성수 관장의 빅데이터 역시 인문학이나 문화로 엮어낼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관장은 ‘무조건 새는 조용히 관찰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면 태화강 국가정원을 찾는 새와 문화를 연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일례로 매년 6월 여름 초입이 되면 태화강 국가정원 느티나무광장 인근의 자리한 샛강에 여름 철새 개개비를 적어도 15마리 이상 관찰할 수 있다. “개개개개~”하고 우는 개개비 소리가 합창하는 듯하다.

이에 대해 김 관장은 “태화강 국가정원의 샛강이 제일 화려해지는 계절이 여름이다. 개개비, 직박구리 등은 조용히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관찰할 수 있는 새다. 이를 샛강과 인접한 야외공연장과 연계하면 관광객들이 공연과 철새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 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이상 생태환경의 중요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객관적인 데이터에 인문학을 입히는 작업을 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생태환경을 관광자원화할 수 있다”며 “울산도 맑은 물과 숲, 새가 많은 도시이자 머물고 싶은 도시가 될 수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과 철새는 울산의 관광, 더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 그 중심에 있다”고 전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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