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진 거리두기…긴장의 끈 고쳐 매야
느슨해진 거리두기…긴장의 끈 고쳐 매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6.04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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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에 뒤이은 ‘생활 속 거리두기’가 5일로 30일을 채운다. 그 한 달 사이 우리는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여과 없이 목격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녀를 오랜만에 학교로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었다. 가속도가 붙은 감염속도, 차수를 더해가는 감염횟수에 새삼 놀랐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너무 성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야 한다’는 소리에 힘이 실렸고, 일본각료의 입에서는 심술이 터져 나왔다.

‘생활 속 거리두기’의 성공 여부는 국민의 인내심과 자율의지의 크기에 좌우될 수도 있다. 그런 관점에서, 지난 한 달, 우리의 인내심과 자율의지는 그 크기가 너무 작았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전체’가 아닌 ‘극히 일부’가 그랬다 해도 그렇다. ‘생활방역’ 초기에는 그 ‘일부’에 여흥과 유흥을 즐기는 ‘놀고 보자 족’의 일탈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정이 사뭇 달라졌다. ‘개척교회’, ‘부흥회’, ‘기도회’, ‘소모임’, ‘성경공부모임’이란 표현에서 알 수 있듯 개신교계의 열성신도들이 빠른 감염의 중심에 서 있다는 느낌이 짙다. 조언과 충고를 건네고 싶은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예수는 ‘이웃사랑’을 당부하셨다. 그럼에도 그런 이웃들이, 일부 신도들의 빗나간 신앙심으로 인해, 확진자 명단에 올랐다고 생각해 보라. 또 그 때문에 자녀의 등교수업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학부들의 억장을 무너지게 했다고 생각해 보라. 나 하나, 우리 모임에만 눈이 어두워 ‘종교이기주의’의 늪에 빠져 있었다면 이는 이웃사랑의 태도가 아니다. 4일자 N통신 기사는 종교이기주의의 폐해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수도권 한 개척교회 모임을 통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1명 더 늘어 총 66명으로 파악됐다. 이외에도 목회자모임 등 종교 내 소모임을 통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소식은 이날 오후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정례브리핑에서 전했다. 확진자는 인천 38명, 서울 18명, 경기 10명으로 모두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국내요인 3.15 이후 82일째 “0”> 울산시가 이날 발표한 ‘코로나19 브리핑 자료’(6.3. 18:00 기준) 속의 표현이다.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울산의 상황이 수도권의 그것을 닮지 말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제발 ‘나 하나’ 혹은 ‘우리 모임’보다 미래의 선교대상인 우리 이웃의 건강을 먼저 고민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방역당국의 생활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자는 것이다.

방역수칙 준수 의무는 교육가족도 마찬가지다. 울산시교육청은 이날 교외생활지도 강화 방침을 전하면서 방역수칙을 지키고 14일까지 학원과 PC방 이용을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를 어기면 고발·벌금·집합금지 조치를 피할 수 없다는 충고도 건넸다. 기독교신자든 교육가족이든 누구든 “이번 주말이 고비”라는 생각으로 긴장의 끈을 고쳐 맸으면 한다. 그래야 모든 학생이 등교하는 8일, “학생 전원이 아무 탈 없이 등교수업에 임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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