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요 / 최일형
아파요 / 최일형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6.0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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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여름인데

너만 왜 가을 단풍이니

 

저 열나고 아픕니다

 

버찌가 까맣게 익고 녹음이 짙어지는 계절인 6월에 신기하게 벚나무 이파리 몇 장이 빨갛게 물들었습니다. 코로나 19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다 다시 증가 추세에 있고, 마스크 쓰는 것이 필수이며, 어느 곳을 가던 열을 체크해야 하는 것으로 사회적 풍토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시인은 마냥 신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코로나가 아닌지 열나고 아프다고 풍자합니다.

공공장소에서 사레에 걸려 기침이라도 나오면 몹시 민망하고 미안하기까지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코로나 19 대처를 가장 모범적으로 잘하는 나라로 평가 받으며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학생들이 등교를 시작하고 생활 속 거리 두기도 느슨해진 걸 저도 느끼게 되는데, 최일형 시인의 디카시 ‘아파요’를 읽으며 나무도 우리에게 조금 더 조심하라고 보여주려는 것이 아닌지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잘 만들고 지켜온 시스템이 나 한 사람으로 인하여 무너질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가 처한 자리에서 시스템에 따라 지킬 것은 지켜나가면 곧 밝은 햇살이 비춰 올 것입니다.  

글=이시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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