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의 현장]시공의 완성도와 만족도를 높이려면
[사업의 현장]시공의 완성도와 만족도를 높이려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6.0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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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시공을 마무리하고 나오면서 좋은 이미지로 남은 곳이 있어 소개하려 한다. 남구 신정동에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울산남부지사로, 이 기관은 공사 계약을 하기 전부터 시공을 마감하기까지 시공사와 소통을 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

시공 후에 건물의 기능성이 더 우수해질 뿐 아니라 시대적 감각과 유행에도 잘 어울려 외관이 더 세련되어 보이고 사용자의 편의성도 더 나아졌다면, 건설업계에서는 시공이 참 잘 된 것으로 평가한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공을 맡겨준 고객 즉 발주처의 만족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의 입맛’을 맞추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설계도면과 공사내역서가 공사의 가이드라인이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면 설계가 주변 환경에 어울리지 않을 때가 있고, 고객이 설계의 수정을 요구해올 때도 있다.

그러나 이번 공사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고, 시공 과정 내내 우왕좌왕하지 않고 신바람 나게 일할 수가 있었다. 그 비결은 발주처 담당자(행정지원팀 성형우 과장)의 열정과 역할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먼저, 계약을 하기 전에 현장설명회를 통해 발주자의 의견과 요구사항을 시공사들에게 적극적으로, 충분하게 전달했다. 발주자의 의견에는 미리 수렴한 공단 직원과 방문객의 희망사항이 들어있었다. 경쟁업체 관계자들도 이곳의 공사계획 브리핑이 다른 어느 곳보다 명쾌하다고 입을 모았다.

둘째, 담당자는 시공과정 내내 호흡을 같이하면서 소통하려고 애썼다. 공단은 민원업무가 상당히 많은 곳이어서 평일보다 휴일에 시공하는 일이 많은 편이다. 그러다보니 담당자는 휴일에 휴식도 포기한 채 출근해야 하는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담당자는 하루도 빠짐없이 현장에 나와 시공을 관리하고 뒷바라지까지 해주었다. 어떤 사업자는 발주처 관계자가 현장에 직접 나타나 간섭하는 것을 공사에 방해되는 훈수라고 짜증을 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공사에서 현장 협의는 필자에게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꽤나 도움이 되었다.

건설사업자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재시공이다. 하지만 이번 공사의 현장에서 애매한 설계로 흐름이 잠시 막힐 때는 담당자가 바로 간명하게 정리해주어서 재시공에 대한 염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또 땀 흘리며 일하는 작업자에게 시원한 음료와 간식을 챙겨주면서 “잘 시공해 주어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에 시공팀의 직원들은 감격스러워 했고, 작업을 더 꼼꼼하고 정성스럽게 해주려고 애를 썼다.

셋째, 직장에 대한 성 과장의 애정은 여간 깊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평소에도 휴식시간에 공단 건물을 순찰하면서 동료들에게 불편한 점은 없는지 귀담아듣고 보수할 곳을 찾아내 꼼꼼하게 챙기는 것 같았다. 최신식 건물이 아니라서 수시로 챙기고 손볼 곳이 많은데도 빈틈없이 관리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일례로, 코로나19로 국가비상상황이 시작되었을 무렵 그는 1층 고객응대 민원처리부서에 투명칸막이를 설치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앞장서 실천했고, 건물 출입구에 서있던 배너형 안내홍보물을 방문객들이 더 잘 볼 수 있도록 벽체부착형으로 개선하기도 했다. 그는 또 배수가 잘 안 되는 건물 내 주차장의 오수관을 여름이 오기 전에 미리 보수해 다른 직원들도 예전보다 더 쾌적하고 편리해졌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공단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던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어깨가 더 처진 여성기업인을 깎듯이 존중하면서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해주는 배려지심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사례에서 보듯이, 같은 설계도면에 따라 같은 자재를 사용하는 공사에서도 시공의 완성도와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은 발주처와 담당자의 관심과 애정, 소통이 아닐까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시공사 직원들의 업무능률을 높이고 즐겁게 일할 분위기를 마련해주는 것은 발주자의 노력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이번 공사 과정에서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김정숙 배광건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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