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약수곡서 통일신라시대 불두 발견
경주 남산 약수곡서 통일신라시대 불두 발견
  • 김보은
  • 승인 2020.06.0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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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여래좌상서 분리 추정… 불두 크기 높이 50㎝·너비 35㎝·둘레 110㎝
석조여래좌상 불두 노출 모습.
석조여래좌상 불두 노출 모습.

 

경주시 남산 약수곡에서 통일신라시대 불상의 머리(불두·佛頭)가 나왔다.

문화재청은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 중인 경주 남산 약수곡 절터에서 석조여래좌상에서 분리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두가 발견됐다고 3일 밝혔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발행한 ‘경주 남산의 불적’에 따르면 석조여래좌상은 원위치는 알 수 없으나 옮겨진 곳에 반듯하게 놓여 있었고, 옆에는 불상의 중대석(中臺石)과 상대석(上臺石)이 불안정한 상태로 노출돼 있었다. 현재 하대석(下臺石)은 동남쪽 위편 큰 바위 아래에 바로 놓여 있다.

발견된 불두는 하대석 서쪽 옆 땅속에 묻힌 상태였다. 머리는 땅속을 향하고 얼굴은 서쪽을 바라보고 있었고 안면 오른쪽 일부와 오른쪽 귀 일부에서는 금박이 관찰됐다.

또한 미간을 장식했던 둥근 수정이 불두 인근에서 발견됐고 주변에서는 소형 청동탑, 소형 탄생불상 등도 출토됐다. 불두의 크기는 높이 50㎝, 너비 35㎝, 둘레 110㎝, 목둘레 83㎝, 귀 길이 29㎝, 귀와 귀 사이 35㎝다.

머리가 유실된 석조여래좌상은 통일신라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경주 석굴암 본존불상처럼 왼손은 무릎 위에 두고 오른손은 땅을 가리키는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하고 있다.

통일신라 석불좌상의 대좌(불상을 놓는 대)는 상당수가 팔각형으로 조성됐는데 이 불상의 대좌는 사각형이다.

최근 경주 이거사지 출토품으로 알려진 청와대 대통령 관저 뒤편 녹지원에 있는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보물 1977호)과 동일한 형식이다.

조사구역에서는 시기가 다른 두 개의 건물터 층이 위아래로 겹쳐진 것도 확인됐다.

위층에서는 고려 시대 기와가 출토됐고 아래층에서는 통일신라 시대 평기와, 연화보상화문수막새와 암막새를 찾았다.

주변에서는 통일신라 시대 건물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공석도 발굴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불두와 관련해 통일신라 석조불상·마애불상의 개금(改金·불상에 금칠을 다시 함)과 채색 여부에 대한 학술적인 논의를 포함한 추가 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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