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영화 서편제 원작자 등 문인들 손글씨 감상
울산, 영화 서편제 원작자 등 문인들 손글씨 감상
  • 김보은
  • 승인 2020.06.0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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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 시인, 50년간 수집한 육필 원고 공개… 7~28일 선갤러리문화관 ‘문인육필전’
이청준 소설가의 ‘과녘’ 육필 원고.
이청준 소설가의 ‘과녘’ 육필 원고.

 

신록이 절정인 6월, 울산에서 영화 ‘서편제’의 원작자 이청준 소설가, 진주의 문화대들보 파성 설창수, 문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시조의 대가 초정 김상옥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문인들의 육필(손으로 직접 쓴 글씨)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박영식 시인은 오는 7일부터 28일까지 울주군 웅촌면 선갤러리문화관에서 ‘문인육필전’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박 시인은 50년 넘게 취미로 육필을 수집해왔다.

1971년 부산 혜광고등학교 재학 중 역사 선생님이 그에게 취미를 가질 것을 권했고 한해 뒤 파성 설창수 시화전시회를 다녀온 후부터 본격적으로 문인 육필 수집에 나섰다.

그는 육필 수집을 위해 더러는 인연으로 받기도 했지만 대부분 원고료를 지불했다.

꼭 받고 싶은 작품은 10번도 넘게 편지를 쓰며 공을 들이기도 했다. 그렇게 모아온 육필 원고가 현재 시, 소설을 비롯한 문학 전 장르에 걸쳐 500편 이상에 이르렀다.

박 시인은 종이 대신 컴퓨터로 글을 쓰게 된 현 시대에 과거의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1차적으로 문인 50인을 선정해 전시를 기획했다.

전시에선 이청준, 설창수, 김상옥, 정완영, 박재삼, 송수권, 김성동 등의 개성 있는 육필을 감상할 수 있다.

김상옥 시인의 ‘백자부’ 육필 원고.
김상옥 시인의 ‘백자부’ 육필 원고.

 

특히 이청준 소설가가 1967년 9월호 ‘창작과 비평’에 처음 발표한 작품 ‘과녘’, 김성동 소설가가 자신만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 작품 ‘만다라’, 교과서에 실리면서 널리 알려진 김상옥 시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백자부’ 등 대가들이 각기 다른 필체로 원고지에 직접 써내려간 원고들이 이색 볼거리를 제공한다.

박 시인은 “육필은 작가의 영혼이 흘러나오는 푸른 피나 다름없다. 더 이상 종이에 글을 쓰지 않는 시대에 육필 원고는 하나의 문화이자 지적 재산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관이 쉽지 않은데 삶을 하나하나 정리해야 될 단계가 되면 지역대학 박물관이나 문학박물관에 기증하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한다”며 “전시장에서 뻐꾸기 소리와 함께 문향에 젖어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영식 시인은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로, 2003년 ‘월간문학 신인상’ 동시로 당선됐다. 저서로는 시조집 ‘편편산조’, ‘백자를 곁에 두고’, ‘굽다리접시’, 동시집 ‘바다로 간 공룡’, ‘반구대암각화’ 등이 있다. 김상옥시조문학상, 한국시조시인협회상, 성파시조문학상, 낙동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전시 개막식은 오는 7일 오전 11시 30분 진행한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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