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울산 철새의 관광자원화]명품 산·강 품은 울산, 철새의 지상낙원
[기획-울산 철새의 관광자원화]명품 산·강 품은 울산, 철새의 지상낙원
  • 김보은
  • 승인 2020.05.28 2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上 철새들, 왜 울산을 찾는가
지역 여러 산이 생산한 풍부한 수량
강 하류까지 빠르게 퇴적물 운반해
넓은 평야 만들고 좋은 서식지 제공
안정적 환경에 10년간 개체수 증가
해마다 7월이 되면 울산 삼호대숲 인근에서 백로류가 5천 마리 이상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본보가 삼호교 인근 태화강에서 촬영한 왜가리와 백로떼 모습. 울산제일일보 자료사진
해마다 7월이 되면 울산 삼호대숲 인근에서 백로류가 5천 마리 이상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본보가 삼호교 인근 태화강에서 촬영한 왜가리와 백로떼 모습. 울산제일일보 자료사진

 

태화강 국가정원의 승격은 울산이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벗고 생태환경도시라는 새로운 옷을 입게 했다. 하지만 울산이 생태환경도시로 본격 도약하기에 앞서 살펴봐야 할 게 있다. 바로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인 삼호대숲을 비롯해 태화강 국가정원 인근에서 만날 수 있는 수많은 철새들이다. 본보에선 김성수 철새홍보관장이 구축한 10년간의 철새 데이터를 바탕으로 총 세 편에 걸쳐 울산 철새의 현황, 철새의 관광자원화의 방향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해마다 겨울 철새 떼까마귀가 울산시 남구 삼호동 일대를 뒤덮으며 장관을 연출한다. 뿐만 아니라 태화강 국가정원 생태습지 인근에 가면 심심치 않게 물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최근에는 울산에서 희귀철새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면서 지역사회 내 조류생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철새들은 왜 울산을 찾는 걸까. 울산의 태화강은 고헌산, 간월산, 백운산, 가지산, 동대산, 대운산 등 여러 산이 생산한 풍부한 수량으로 유지된다. 많은 수량은 태화강을 비롯한 동천강, 외황강, 회야강 등을 생성하고 이들 강은 많은 수량과 빠른 유속으로 상류의 퇴적물을 하류까지 운반한다. 그리고 운반된 퇴적물은 오랜 세월 쌓여 부채꼴 모양의 충적선상지(계곡 입구에 부채꼴 모양으로 발달한 퇴적 지형) 평야를 형성한다.

이렇게 생긴 넓은 충적평야는 학, 오리, 기러기 등 다양한 물새류에 안정된 서식환경을 제공하고 더 많은 종과 개체를 울산으로 날아들게 했다. 특히 겨울 떼까마귀, 여름 백로는 매년 울산을 찾는 단골손님이다.

철새홍보관 김성수 관장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삼호대숲을 중심으로 조류의 종, 개체 수를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이러한 울산의 조류생태가 더 확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2017년 7월 기준 삼호대숲에선 쇠백로, 중백로, 중대백로, 황로, 흰날개해오라기, 왜가리 등 총 18종의 조류가 확인됐다. 이 중 가장 패턴이 두드러지는 조류는 ‘백로’다. 떼까마귀는 10월 중순에서 4월말까지 6개월 가량 확인되는 반면 백로는 1년 내내 관찰된다.

철새홍보관 김성수 관장이 201 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삼호대숲을 중심으로 조류의 종, 개체 수를 조사한 결과물.
철새홍보관 김성수 관장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삼호대숲을 중심으로 조류의 종, 개체 수를 조사한 결과물.

 

지난 10년간 삼호대숲에서 숙영하는 백로류의 개체 수는 7월이 가장 많고 1월이 가장 적었다. 1월에는 적게는 31건(2013년)에서 많게는 133건(2015년)의 개체 수를 보이며 3월까지 매달 개체 수가 소폭 늘어난다.

그런데 4월이 되면 개체 수가 급증하기 시작해 737~1천354건을 기록한다. 이후 5, 6월에는 개체수가 계속해서 1천건 이상 증가 추세를 보인다. 가장 많은 백로가 찾는 7월에는 적어도 5천 마리 이상의 백로류가 울산에 나타난다. 7월 집계된 개체수 중 가장 많은 해는 2011년 8천686건, 가장 적은 해는 2010년 5천823건이었다. 8월이 되면 또 다시 개체수가 차츰 줄어든다.

한 가지 특이점은 흔히들 철새라면 계절에 따라 이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울산의 백로는 적은 수라도 1년 내내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성수 관장은 “겨울에 백로는 동남아시아로 내려가는 데 이때 따라가지 않는다고 해서 텃새화됐다고는 볼 수 없다. 다만 다쳐서 못가거나 한번 안내려간 경험이 있는 백로들이 1년 내내 울산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백로의 이소시각도 흥미롭다. 아침 일출 시간을 기준으로 새가 일어나는 시간을 조사했는데 추울수록 일찍 일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추운 1월에는 해 뜨는 시간보다 20~33분 일찍 일어나지만 3월이 되면 해 뜨는 시간보다 12~21분 일찍 일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관장에 따르면 기온보다 수온이 높은 데 백로가 추우면 추울수록 일찍 일어나 따뜻한 물속에 몸을 담그는 것이다.

김성수 관장은 “10년간 관찰해온 결과 울산의 철새 개체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울산의 자연환경은 철새들의 번식, 월동, 잠자리 등 사람으로 치면 의식주를 해결하기에 알맞다는 뜻”이라며 “이를 근거할 수 있는 10년간의 데이터가 철새 관광자원화의 기반이 되고 울산을 생태환경도시로 인정받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보은 기자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