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만에 경주 신라 고분서 금동 신발 출토
43년 만에 경주 신라 고분서 금동 신발 출토
  • 김보은
  • 승인 2020.05.2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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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과정 확인… 피장자 발치서 신발·다리부분서 허리띠 장식 등 발견
경주 황남동 120-2호분의 금동 신발 노출 상태.
경주 황남동 120-2호분의 금동 신발 노출 상태.

 

43년 만에 경주 신라 고분에서 금동 신발 한 쌍이 다시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에서 초기 단계임에도 금동 신발과 허리띠 장식용 은판, 각종 말갖춤 장식 등 다양한 유물이 나왔다고 27일 밝혔다.

경주 대릉원 일원(사적 제512호) 내에 위치한 황남동 120호분은 문화재청과 경주시가 2018년 5월부터 120호분의 잔존 유무와 범위 등을 파악해 향후 진행할 유적 정비사업에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발굴조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120호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120호분의 북쪽에 위치한 120-1호분과 120호분의 남쪽에 위치한 120-2호분을 추가로 확인했다.

금동 신발 한쌍이 출토된 건 지난 15일 120-2호분에 묻힌 피장자의 발치에서다. 신발에는 표면에 T자 모양의 무늬가 뚫려 있고 둥근 모양의 금동 달개(瓔珞, 영락)가 달려 있다.

경주 황남대총 남분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금동 신발이 조사된 적 있으나 경주의 신라 고분에서 신발이 출토된 것은 1977년 경주 인왕동 고분군 조사 이후 43년만이다.

금동 신발 외에도 피장자의 다리 부분에서는 허리띠 장식에 사용된 은판(銀板)이, 머리 부분에서는 신발에 달린 것처럼 여러 점의 금동 달개가 겉으로 드러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조사기관인 신라문화유산연구원 김권일 선임연구원은 “피장자의 물품은 신분을 말해 주는데 금동 신발이 나온 것으로 봐서 최고 상위 계급, 즉 왕족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금동 신발이 출토되면 금관, 은으로 만든 허리띠, 목걸이, 귀걸이, 팔찌 등이 함께 나온다”며 “피장자 머리 부분에서 금동 달개 일부가 노출된 것으로 볼 때 금동관이나 새 날개 모양 관 꾸미개(冠飾·관식)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발굴조사단은 앞으로 120-1?2호분 조사를 완료한 후 내부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120호분도 본격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소형분인 120-2호분에서 이렇게 중요한 유물이 나온 것을 볼 때 중형분인 120호분에서는 더 중요한 유물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전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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