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이전 막힌 삼동 아스콘공장 ‘엎친데 덮친격’
울산, 이전 막힌 삼동 아스콘공장 ‘엎친데 덮친격’
  • 성봉석
  • 승인 2020.05.2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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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장비’ 보관 부지 매각돼 길천산단 이전 준비상북 주민 150명 집회 열고 정지작업 차량 막아울주군도 관리동 축조 불가처분… 울산시 “대체부지 노력”
울주군 상북면 주민들로 구성된 ‘길천산업단지 아스콘공장설립저지 특별위원회’는 21일 길천산단 아스콘 공장 이전부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아스콘 공장 입주를 반대한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울주군 상북면 주민들로 구성된 ‘길천산업단지 아스콘공장설립저지 특별위원회’는 21일 길천산단 아스콘 공장 이전부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아스콘 공장 입주를 반대한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한 아스콘 공장 이전의 실타래가 점점 꼬이고 있다.

상북면 주민들로 구성된 ‘길천산업단지 아스콘공장설립저지 특별위원회’ 150여명은 21일 길천산단 아스콘 공장 이전부지 인근 도로에서 집회를 열고 “아스콘 공장 입주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울산시의 잘못된 부지 분양으로 아스콘 공장의 공해 위협에 직면해 있는 우리 상북면 주민들은 아스콘 공장의 입주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길천일반산업단지 2차 2단계의 친환경적이고 시민을 위한 교육과 보건 등의 공공기관, 영남알프스 산악관광단지에 걸맞은 관광지원시설 유치를 염원한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울산시에 △아스콘 부지 분양 계약 조속 해지 △길천산업단지 2차 2단계 친환경 활용방안 수립 △아스콘 공장 입주 거부 문서 확인 등을 요구했다.

이날 아스콘 공장 측은 이전 부지 내 기자재를 보관하기 위해 땅을 고르는 정지 작업을 하고자 굴삭기와 차량을 투입했으나 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막아서면서 결국 무산됐다.

앞서 아스콘 공장은 산단 입주를 위해 사일로와 집진시설 등 기자재를 구입했으나 주민 반발로 입주가 지연되면서 경기도 파주 임대 부지에 장비를 보관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임대 부지가 매각되고 이달 말 계약이 만료되면서 울산시에 공장 이전 부지 내 장비 보관을 위한 토지사용을 요청했고, 시는 이를 허가했다.

그러나 정작 장비 보관을 위한 작업이 추진되자 주민들은 “장비를 갖다 놓으면 그대로 눌러 앉을 것”이라며 작업 자체를 반대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공장 측이 해당 부지에 관리를 위한 임시사무소 등을 짓고자 가설건축물축조를 신청했으나 울주군은 주민 반대와 행정소송이 진행 중인 점, 공장 용지 목적과 부적합 등을 사유로 불가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이같이 울산시의 토지사용승낙에도 기자재 보관이 어려워지자 아스콘 공장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해당 공장 대표 A씨는 “기자재를 보관하려면 경비원 고용 등을 포함해 월 1천만원 상당의 보관비용이 발생한다”며 “보관비용을 줄이기 위해 울산시에 공장을 짓지는 못하더라도 보관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해 허가를 받았는데 주민들이 물리적으로 막아버리니 작업을 할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물리적으로 막는데 강제로 충돌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유료로 보관할 수 있는 장소를 알아보던가 해야 하지 않겠냐”며 “뚜렷한 대책도 없고 고민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울산시는 아스콘 공장의 국가산단 입주 등 대체이전부지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해당 아스콘 공장이 대체부지로 이전해야 한다”며 “국가산단이나 다른 대체부지를 알아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 중이지만 어느 정도 시간은 걸릴 수밖에 없다. 특히 국가산단 입주는 중앙부처의 승인이 떨어져야하기 때문에 확답을 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아스콘 공장 측은 2016년 울산시와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에 따라 울주군 상북면 길천산업단지 내 부지 분양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018년 실제 공장 설립이 추진되자 상북면 주민들이 환경오염을 우려하며 거세게 반발했고, 울주군은 건축허가를 거부했다.

이에 업체 측은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며 울주군을 상대로 행정소송에 나섰고, 울산지법은 지난 1월 1심에서 업체 측의 손을 들어줬다. 군은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성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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