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원의 의료산책]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
[성주원의 의료산책]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5.2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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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 취약지대로 손꼽히는 울산에서 2025년 개원을 목표로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추진되고 있다. 당초 계획은 300병상 규모였지만, 공공병원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500병상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울산의 보건·의료 관련 단체들로 구성된 울산국립병원설립추진위원회가 줄곧 이러한 주장을 해 왔고, 울산광역시와 울주군도 규모 확대의 필요성에 공감하여 정부에 공식적으로 건의했다.

이런 상황에서, 근로복지공단이 실시한 ‘산재전문 공공병원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운영계획 수립 용역’의 결과가 나왔다. 단계적이긴 하지만 500병상으로의 규모 확대가 발표되었고, 심뇌혈관질환센터와 모자보건센터 등 공공의료 강화도 함께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용역은 2개의 모델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1단계 모델은 아급성기(발병 1~3주) 기능과 재활기능을 갖춘 300병상의 공공병원 건립이 목표다. 병상은 일반환자용 120병상, 재활환자용 160병상, 중환자용 16병상, 감염병 환자용 4개 음압병상 등으로 구성된다. 전국 11개 산재 직영병원 중 병상 수로는 안산과 태백시에 못 미치는 5번째 규모다.

인력은 의사직 54명, 간호직 228명 등 총 585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진료과목은 재활의학과, 신경과, 신경외과, 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외과,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안과, 이비인후과, 비뇨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영상의학과, 응급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 치과로 18개가 개설될 예정이다.

2단계 모델은 급성기(발병 1주내) 재활기능을 갖춘 500병상의 공공병원이다. 진료과목에 성형외과외 흉부외과가 추가되고, 인력은 의사직 72명, 간호직 403명 등 총 937명이다. 그리고 1단계에 적용한 지역응급의료기관을 지역응급의료센터로 격상하고, 지역심뇌혈관센터를 설치해 급성기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아울러 분만이 가능한 모자보건센터를 건립하여 공공의료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사업의 경제성을 고려하여, 초기에는 1단계 300병상으로 운영하여 적자폭을 줄이고, 5년차부터 500병상의 2단계 모델을 도입하기로 했다. 병원 개원 4년차에 병원 가동률이 100%가 되어 적자폭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되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병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잡았고 울산시도 이에 동의했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것도 많다. 공공병원 내 연구소 채용 계획은 10명으로, 산하에 산재수가개발팀과 임상시험평가팀, 산업장조사팀 3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팀장 3명, 박사급 연구원 2명, 석사급 연구원 5명으로 구성되고 연구소 운영비용은 21억500만원으로 책정되었는데, 이 중 인건비와 고정지출비용 등을 빼고 나면 실제로 R&D를 위해 쓰일 수 있는 비용은 많지 않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 그리고 바이오메디컬 산업을 이끌 연구기능이 없는 것 또한 아쉬운 점이다.

그리고 한방재활의학과와 한방신경정신과 등 한의계 관련 인력과 인프라에 대한 계획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17년 한방의료 이용 및 한약 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의 외래진료 만족도는 86.5%이고, 한의 입원진료 만족도는 91.3%이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에서 운영하는 병원 중 한방재활의학과를 보유한 병원은 전무하다. 근로복지공단 지정 산재한방병의원에서 산재환자의 치료를 행하고 있는 만큼, 공공병원에도 한의계가 참여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산재병원의 목표는 직장으로의 정상적인 복귀이다. 한방재활의학은 양방재활의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극이 덜하고 비침습적이기 때문에 환자가 느끼는 거부감이 적고, 비교적 장기간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산재환자의 특성에 잘 맞는 부분이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등 산재로 인한 정신건강의학과 관련된 부분도 한의학적으로 접근하고 치료했을 때 효과적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한방신경정신과도 진료과목에 포함되면 더 큰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울산의 숙원사업이던 공공병원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해서, 산업수도 울산에 걸맞은 훌륭한 공공병원이 되었으면 한다.



성주원 경희대 외래교수·한의학박사·울산 경희솔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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