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폭염대책 문제로 스스로 비상을 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다 이유가 있다. 무더위쉼터와 쿨링포그 둘 다 코로나19 확산을 부채질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선 무더위쉼터는, 대부분이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이란 꼬리표가 달렸다.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어서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모이면 코로나19의 불씨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쿨링포그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침방울(비말)이 물의 미세입자에 섞여 뿌려지게 되면 코로나19 전파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일예배를 보러 온 신자들에게 소독제라며 소금물을 뿌렸다가 낭패를 본 성남 ‘은혜의강교회’ 사태를 돌이켜보자.
광주시는 인파로 뒤덮일 야외물놀이장은 물론 폭염취약계층을 돕는 재난도우미와 구급대의 운영 문제도 중단 검토대상에 올려놓았다. 재난도우미와 구급대원의 경우 대면접촉을 피할 수 없어 확진자와의 접촉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다만, 주요 교차로 335곳에 설치한 그늘막은 야외에 있어서 전파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그대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쯤 되면 울산시도 재검토 카드를 한번쯤은 꺼낼 법도 하다. 20일, 고3 학생들의 등교개학이 일부 지방에서 큰 차질을 빚었던 원인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을 수 있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도 못 담느냐’는 핀잔이 금세 나올 만도 하다. 그러나 만사(萬事)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할 때 비로소 형통(亨通)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법이다. 울산시가 ‘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심경으로 대책에 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