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병상에서 출발하는 울산의 새 자부심
300병상에서 출발하는 울산의 새 자부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5.21 2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울산 산재공공병원이 이제야 가시권에 들어온 느낌이다. 울산시와 울주군, 근로복지공단 3대 기관 대표는 21일 근로복지공단 스마트룸에서 ‘산재전문 공공병원의 성공적 건립·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서’에 서명했다. 세 기관은 협약을 통해 △병원용지 무상제공(울산시·울주군) △지역거점공공의료기관 역할 추진(공단) △향후 500병상 규모 확대 추진(울산시·울주군·공단) 을 위해 적극 협력키로 했다.

잘 알다시피 울산산재공공병원의 병상규모는 300개에 불과하다. 여러 날, 여러 기관·단체에서 부르짖듯 요구한 것이 ‘500병상’이었지만 정부의 낙점에는 끝내 실패하고 말았다. ‘반쪽짜리’라는 볼멘소리가 그래서 나온다. 또 다른 지적도 얼마든지 있다. ‘화상센터’와 ‘응급의료센터’가 밑그림에서 빠져버린 것은 허탈감마저 안겨준다. 중앙정부가 바라보는 울산시의 위상이 그것밖에 안 되나, 울산시의 대정부 설득(로비) 능력이 그 정도 수준이냐 하고 자괴감마저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울산산재공공병원의 미래가 밝을지 어두울지는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본다. 혹자는 “고작 300병상이냐” 하고 실망스러워할지 모른다. 그러나 혹자는 “그래도 300병상이 어딘데” 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500병상의 꿈만 좇아 ‘All or Nothing’ 즉 ‘전부(全部) 아니면 전무(全無)’ 작전에 매달리다가는 백년하청(百年河淸) 소리를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시작은 300병상으로 하되 나중에는 500병상과 그 이상의 규모로까지 키울 수 있도록 가시적 성과를 올리면서 무한대 역량도 키워나가는, 거시적 안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공공병원이 없는 울산에 마침내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들어서게 된 것을 축복으로 여기자. ‘300병상밖에 안 되는’ 작은 규모에서 출발했다고 해서 세계가 주목하는 공공병원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국가정원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태화강변에 입지해 잘만 가꾼다면 최상의 자연친화적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여기에 지구촌 어디에도 없는 ‘한방신경정신과’까지 갖춘다면 지구촌이 부러워하는 자랑거리 명소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뜻을 되새겨 울산시민의 자부심을 하나 더 만들어내는 일에 마음을 모으도록 하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