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웨이스트(Zero-Waste) 샵 ‘착해家지구’를 아시나요?
제로 웨이스트(Zero-Waste) 샵 ‘착해家지구’를 아시나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5.2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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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우리의 일상이 변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따른 소비패턴의 변화도 그중 하나다. 외식, 쇼핑, 여가, 여행과 같은 대면성 소비지출은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배달앱과 온라인쇼핑과 같은 비대면성 소비지출은 크게 늘었다. 특히, 신선식품을 배달하는 새벽배송 주문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었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 때문에 당분간 지금의 소비패턴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외부 압력이 가해진 상황에서 일상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인간의 특성상 압력 해소를 위한 즉각적인 적응행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배달앱과 온라인쇼핑으로 코로나19는 피했을지 모르지만, 그들이 가져온 쓰레기는 피할 길이 없다. 늘어난 주문량만큼 아이스팩이나 스티로폼박스 같은 포장재 폐기물도 늘어난다. 재활용하면 되는데 뭐가 문제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자.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금지된 것처럼, 대부분의 물품교역이 중단된 상태다. 해외로 수출되던 재활용쓰레기가 갈 곳을 잃어버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만약, 코로나 사태가 재확산 위협으로 인해 장기화 국면으로 돌입한다면 어떻게 될까? 머지않아 지역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쓰레기 처리의 한계를 넘어설 것이다.

최근 발생한 이태원 클럽 사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라는 명백한 신호다.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새로운 삶을 계획해야 한다는 말이다. 안전하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고민 없이 행하던 기존의 소비패턴을 바꿔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소비는 쓰레기의 시작이며 끝이다. 우리가 현명한 소비를 고집한다면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물론 기업의 제품 제조와 유통 방식까지 바꿀 수 있다. 그래서 소비문화의 변화 즉, 장보기 방식의 변화는 쓰레기 제로의 시작이다.

코로나 시대,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행 중인 지금, 꼭 주목해야 할 가게가 울산에 문을 열었다. 지난 5월 1일 남구 일자리종합센터 1층에 울산 최초로 오픈한 제로 웨이스트(Zero-Waste) 샵 ‘착해家지구’이다. ‘착해家지구’는 제로 웨이스트라는 말처럼 생활 속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자는 Zero Waste 운동을 실천하는 가게다. 포장재 없이 알맹이만 구매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어 유럽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가게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서울, 춘천, 제주 등에서만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착해家지구’는 울산지역 내 ‘지구를 살리는 착한 습관’을 확산시키기 위해 울산방송(ubc)이 편성한 정규 프로그램 ‘필환경시대의 지구수다’를 통해 탄생했다. 제로 웨이스트 운동의 대중화를 위해 오픈한 실험적인 가게인 만큼 운영도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시민들이 맡고 있다. ‘착해家지구’의 탄생 과정과 생활 속 제로 웨이스트 실천 방법이 궁금한 독자라면 지난 4월 25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25분에 방영하는 ‘필환경시대의 지구수다’를 시청해 보시라 권하고 싶다.

울산 최초의 제로 웨이스트 샵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갈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우리는 코로나 19를 통해 전 세계가 얼마나 가깝게 연결되어 있었는지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그러나 체감 속도의 문제일 뿐 해양플라스틱과 재활용쓰레기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우리 지역과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것이 지구를 살리는 착한 습관이 필요한 이유다.

울산 최초의 제로 웨이스트 샵 ‘착해家지구’의 성공을 기원한다. 그리고 재정지원을 아끼지 않은 울산광역시와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준 울산방송 그리고 많은 시민 자원봉사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김희종 울산발전연구원 시민행복연구실 연구위원, 환경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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