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도 고3 등교수업… 삼삼오오 등굣길 거리 두기 경각심 ‘부족’
울산도 고3 등교수업… 삼삼오오 등굣길 거리 두기 경각심 ‘부족’
  • 정인준
  • 승인 2020.05.20 2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붙어서 등·하교로 방역 사각지대발열체크 길어진 줄에 보완책 필요

삼삼오오 등굣길, 생활방역 거리인 1m 경각심은 없었다.

20일 오전 8시께 중구 함월고등학교. 이날은 고3 등교수업 첫 날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슷한 등교 풍경이 펼쳐졌었다. 학생들은 떼를 지어 등교를 하고 있었고, 정문 근처에 선 교사로부터 “떨어져라”는 지도를 받고서야 ‘화들짝’ 놀라 겨우 거리를 뒀다.

이날 울산지역 58개 고등학교에서는 고3부터 등교수업이 시작됐다. 봄 방학기간 중 발령된 코로나19 심각단계(2월 14일) 이후 97일만이다. 이날 등교수업은 고3 1만253명 중 1만7명이 출석했다. 결석생 246명은 가정·체험학습 133명, 코로나19 유증상자 33명, 병증 25명, 기타 55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증상자는 가정에서 발열, 두통, 인후통 등 5가지 증상이 나타난 학생들이다. 이 학생들은 학교에 통보하고 등교를 하지 않지만 출석으로 인정된다.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등교해서 발열 등 상황으로 선별진료소를 거쳐 귀가한 학생은 없었다”며 “가정과 학교가 방역에 대한 유기적인 협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학생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엄중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보였다. 함월고의 경우 등굣길부터 문제가 심각했는데 대다수 학생들이 삼삼오로 붙어 학교로 들어왔다. 교사들은 학생지도에 나섰고 “붙어있지 말고 떨어지라”고 지시를 하자 그제서야 학생들은 거리를 유지하며 교실로 향했다.

박정빈(1반) 학생은 등교소감을 묻자 “고1 때 첫 등교를 하는 것처럼 설렌다”며 “울산에선 확진자 발생이 적어 그나마 걱정이 덜하지만 그래도 친구들과의 대화는 조심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등교집중 시간인 8시 20분께는 학생들이 현관입구부터 발열체크를 위해 긴 줄을 서야 했다.

3학년 한 학년이 등교했을 뿐인데 긴 줄이 늘어서 향후 전체 학생들이 등교했을 때는 입실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외될 것으로 보였다. 학교에선 학년별 등교시간에 시차를 둔다고 했지만,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도 필요해 보였다.

간혹 열화상카메라에서 ‘삐삐’ 하는 현상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뜨거운 공기가 유입돼 카메라 오작동으로 나타났다. 그렇더라도 이런 학생은 따로 접촉식 체온계로 발열을 체크했다.

모두 등교된 8시 30분 발열체크를 완료한 천상희 보건교사는 “한 명의 학생도 이상증상이 없었다”며 “이상증상이 있으면 학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와 일시적 관찰실에서 보호해 학생들과 격리시킨다”고 밝혔다.

같은 시간 교실에선 첫 수업이 시작됐다. 담임교사와 학생들은 학교에서 만나는 첫 대면이다. 이미 화상수업이나 원격수업을 통해 인사를 나눴지만 첫 대면은 각별했다.

교사들은 학생들과 인사한 후 칠판에 적힌 생활수칙을 설명했다. 칠판에는 △타 교실 절대출입금지 △다른 학생 책상 및 물건 절대 터치 금지 △공기청정기 사용금지 등이 적혀 있었다.

이날 함월고 3반을 찾은 노옥희 교육감은 “입시 걱정이 많을 텐데 대학은 많고 다양하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고 공부했으면 좋겠다”며 “제일 걱정은 교사와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해야 해 고생이다. 쉬는 시간을 지혜롭게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돌봄 교실에서 감염자가 한 명도 안 나올 정도로 방역에 대한 경험치를 쌓아 왔다”며 “대상이 확대됐지만 학교와 협력해 방역의 허점을 살펴 ‘차질 없는 안전학교’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인준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