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 DNA
위기극복 DNA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3.2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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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가 또다시 희망을 쏘아 올리고 있다. 요즘 어딜 가더라도 야구 이야기가 제일 많은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WBC에서 우리 야구 대표팀이 보여주고 있는 기적과 같은 신화는 우리 국민으로서 무한한 기쁨과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대표팀이 보여주고 있는 선전과 승리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속 깊이 뜨겁게 타오르는 감동보다 더 진한 그 무엇을 느끼게 해준다.

년전 1회 대회 때의 4강 신화를 넘어 결승에 진출해서도 아니고 작년 우리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해서도 아니다. 겉으로 드러난 객관적인 성적도 물론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그보다 더 우리가 감동을 받는 이유는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면서 끈기와 집념으로 이루어 낸 팀웍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우리대표팀이 보여주고 있는 ‘저비용 고효율’야구를 보면 우리대표팀의 승리는 경제학이론에 나오는 “파레토 최적의 법칙”을 연상케 한다.

메이저리그들이 즐비한 야구강국들을 상대하면서 전혀 손색이 없는 선전을 보이며 오히려 승리하며 야구의 개념과 역사를 새로 써 내려가고 있다.

즉 미국 프로야구가 만든 ‘몸값의 허상’을 깨고 한국산 고효율 야구의 위대함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대표팀의 연봉 총액은 야구 선진국이라 볼 수 있는 미국, 일본, 베네수엘라 등 간판선수 1명의 몸값에도 못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야구는 이런 돈의 논리에서 벗어나 3년전 WBC에서는 4강의 신화를 만들어 냈고 작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금메달을 획득했다.

바로 한국인 특유의 깡에 바탕을 둔 ‘악바리 정신’의 결과물인 것이다. 이런 악바리 정신은 꼭 위기 때 빛나는 “역전DNA”를 만들어 낸다.

베이징 올림픽 때는 준결승 일본전에서 끝까지 물고 늘어진 끝에 8회 이승엽 선수의 뒤집기 홈런으로 드라마 같은 역전극을 만들어 냈고 이번 WBC에서도 일본에 콜드게임패 한 뒤 짜릿한 뒤집기 쇼를 벌이고 있다.

이처럼 위기 때마다 보여주고 있는 우리팀의 집중력 역시 위기극복 DNA에서 나온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위기극복 DNA는 비단 야구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우생순신화’에서 보여준 핸드볼이 그랬고 최근 LPGA투어 첫승을 따낸 신지애 선수의 경기에서도 우리는 볼 수 있다. 또한 경제위기에서도 마찬가지 였다. 불과 10여년전 국가가 부도상황으로 몰리는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도 우리국민들이 보여준 저력은 두고두고 세계 여타국가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이러한 우리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위기극복 DNA"는 한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우리나라 반만년 역사의 산물이라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봄이 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거리의 가로수들에서도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태동이 느껴지며 우리경제의 계절도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어려운 수출환경 속에서 역샌드위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우리의 수출지표가 그렇고 남들이 구조조정이다 하여 해고의 칼바람이 불 때 우리는 또 다른 일자리 나누기 ‘잡쉐어링’으로 또다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점차적으로 돈의 온기가 돌기 시작하는 금융시장 흐름 또한 긍정적이다.

우리야구가 보여주고 있는 우리의 위기극복DNA효력이 우리의 경기일선에서도 발휘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김기석 대우증권 울산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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