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에 생각하는 일부 교사의 일탈
스승의 날에 생각하는 일부 교사의 일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5.1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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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지만 제39회째인 올해만은 전혀 그런 분위기가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등교개학을 여러 차례 가로막은 코로나19가 사찰 대문의 금강역사처럼 위압적으로 버티고 서 있어서만은 아니다. ‘이태원 클럽 출입’이란 표현이 암시하는 일부 교사들의 일탈행위가 ‘스승의 날’ 분위기를 통째 망쳐 놓은 것도 그런 이유의 하나일 것이다. 생활 속 방역으로 학부모를 비롯한 교육가족들 이제나 저제나 하고 조바심을 키우는 가운데 적지 않은 수의 교사들이 이른바 황금연휴 기간에 이태원의 유흥업소에서 휴일을 즐겼다는 사실은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들고도 남음이 있다.

누군가의 말대로 교사는 클럽 문턱에도 가선 안 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때가 어느 때인가. 미루기를 거듭하던 학생들의 등교개학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 아니던가. 제자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분별력을 지닌 교사라면 그런 발상 자체가 불순하다는 생각부터 들었을 것이다. 등교개학이 코로나19 2차 대유행의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그동안 개학이 다섯 차례나 미뤄진 사실을 두고 잠시나마 고민이라도 했다면 유흥업소의 ‘유’자마저 꺼림칙하게 여겨졌을 것이다.

이 문제는 울산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이 자진신고나 또 다른 경로를 통해 일부 울산지역 교사들이 서울의 이태원 혹은 홍대 앞 등지의 유흥업소를 다녀온 사실을 알고도 드러내기를 꺼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교육청은 그런 행적의 교사가 ‘소수’라고만 할 뿐 소상한 내용은 밝히지 않고 감추려 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물론 징계 대상이 안 된다 하더라도 교육적으로는 떳떳하지 못한 행위라면 응분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교육당국으로서의 도리가 아닌가.

내친김에 역대 스승의 날 표어를 잠시 불러낼 필요를 느낀다. △“소중한 꽃 나의 제자! 소중한 별 나의 스승”(2006년) △“사랑한다 얘들아! 고마워요 선생님!”(2007년) △“정성으로 제자 사랑, 믿음으로 스승 존경”(2008년) △“제자에게 꿈을! 스승에게 보람을! 교육에는 희망을!”(2009년) △“가르침은 사랑으로! 배움은 존경으로!”(2010년)…. 이 얼마나 가슴 뭉클한 표어들인가. 잠시 가슴에 손을 얹고 이 의미 있는 표어들을 음미해 보자. 과연 2020년 5월 15일 제39회 스승의 날에도 이 표어 중 하나라도 당당하게 들고 나올 교사들이 존재하는가. 반문하고 싶다.

매사를 때와 장소를 가려 하라는 조언을 감히 건네고 싶다. “사랑한다 얘들아! 고마워요 선생님!” 이 표어의 참뜻을 되새기면서 자숙하고 반성할 줄도 아는 제39회 스승의 날이 되기를 희망한다. 연휴 기간의 일탈행위가 일부 소수 교사들에게 한정된 일이었다손 치더라도 스승의 날만큼은 교육계 전체가 옷깃을 여미는 자세로 돌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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