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원어민 강사 415명…대책은 있는가?
울산 원어민 강사 415명…대책은 있는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5.1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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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를 계기로 우리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보조교사·강사(이하 강사)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이는, 적지 않은 수의 원어민 강사들이 이른바 ‘황금연휴’ 기간에 이태원 등 서울의 유흥업소 일대를 다녀온 사실이 전국 곳곳에서 잇따라 알려지면서 자녀들의 등교개학을 앞둔 학부모나 교육가족들이 불안에 시달리는 사실과 무관치 않다. 충북도교육청 관내만 하더라도 12일 기준, 원어민 강사 150명 가운데 11명이 이태원을 다녀왔고 이들 중 5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나머지 6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려 봐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자진신고에 기초한 것이어서 정확한 상황 파악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울산도 예외지역이 아니다. 전수조사에 나선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연휴기간에 이태원 클럽 일대를 다녀온 원어민 강사는 12일 기준, 2명밖에 안 되지만 이 또한 자진신고에 기초한 숫자여서 전모를 소상히 파악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 국내 교사나 학원 강사에 못지않게 원어민 강사 역시 신분노출을 꺼려 자진신고를 기피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에 등록된 울산지역 원어민 강사 숫자가 415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태원이나 홍대 일원의 유흥업소를 다녀온 원어민 숫자는 자진신고 진척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12일 기준, 울산에서 근무하는 원어민 강사는 초·중·고교 104명, 학원 및 교습소 311명으로 이를 합치면 충북의 2.76배인 415명이나 된다.

문제는, 원어민 강사를 둘러싼 갖가지 문제점이 코로나19 감염 여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시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원어민 강사들의 정서는 우리 국민의 그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경우가 많다. 식습관에서 음주문화, 이성교제문화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그들만의 문화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고 그만큼 우리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소지도 다분하다. 그래서 절실한 것이 원어민 강사들에 대한 맞춤형 소양교육이지만, 시교육청이 그에 걸맞은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실천에 옮긴다는 소식은, 과문의 탓인지 모르나, 아직 들은 바 없다.

이태원 클럽 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원어민 강사 등에 대한 전수조사가 울산지역 교육가족을 비롯한 시민들을 안심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시교육청은 원어민 강사들에 대한 소양교육 프로그램이 아직도 없다면 서둘러 마련해서 아동·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 나쁜 영향이 미쳐지지 않도록 길잡이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을 성소수자처럼 혐오의 대상으로 여기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차제에 학생들의 등교개학을 코앞에 둔 시점에 유흥문화에 탐닉한 국내 교사들에게도 따끔한 일침을 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뒤늦게나마 이태원 일대를 다녀왔노라고 이실직고한 울산지역 교사의 수가 13일 기준, 2백 수십 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학부모들이 안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염두에 두고 이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에도 소홀함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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