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원의 의료산책] 마스크(Mask)
[성주원의 의료산책] 마스크(Mask)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5.1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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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는 얼굴을 감추거나 달리 꾸미기 위해 나무, 종이, 흙 따위로 만들어 얼굴에 쓰는 물건을 말한다. 흔히 가면(假面), 탈로 번역된다. 1994년 짐 캐리 주연 영화 ‘마스크(Mask)’에서 마스크(가면)는 한 개인의 성격이 마스크 착용 전후로 바뀌는 페르소나(Persona)를 영화적 장치를 이용해 재미있게 보여준다.

하지만 최근에는 마스크 하면 위생용품(衛生用品)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외부의 유해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마스크는 일반적 보온(保溫)용 마스크, 보건(保健)용 마스크, 방진(防塵) 마스크, 방독면(防毒面) 등으로 구분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아 시판중인 보건용 마스크는 수백여 종이 넘는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에 대한 수요와 관심은 많아졌지만, 사용 목적과 성능에 따라 ‘보건용 마스크’, ‘방진 마스크’, ‘방한대’ 등 용어나 표기방법이 다양해 많은 소비자가 혼란을 겪을 수 있기에 꼼꼼히 알아보고 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스크를 선택할 때 식약처가 허가한 의약외품 문구와 KF(Korea Filter) 등급을 확인하고 용도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KF는 미세입자를 차단하는 분진포집효율(=마스크가 시험입자를 걸러주는 비율)을 80~99%로 나눠 등급을 매기는 것을 의미한다. 분진포집효율이 80% 이상이면 KF80, 94% 이상이면 KF94, 99% 이상이면 KF99로 구분한다. 미국은 분진포집효율에 따라 95% 이상이면 N95, 99% 이상이면 N99, 99.97% 이상이면 N100으로 분류하여 관리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면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났다. 이에 대응하여 우리 정부는 지난 3월 9일부터 마스크 5부제를 시행했다. 1주당 1인 2장(4월 27일부터는 3장)으로 구매를 제한하고 요일별 구매 5부제를 시행하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손잡고 중복구매 확인 시스템을 가동시켰다.

마스크 5부제는 제한된 재화를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요일에 따라 수요가 분산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몰려들어 줄을 서는 사태를 예방할 수 있었고, 누구나 공평하게 1주일에 한사람이 2장을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공적마스크의 가격을 장당 1천500원으로 일원화했기 때문에 마스크 가격 폭등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비록 생산능력(지난 3월의 1일 최대생산량은 1천만~1천200만장)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마스크 5부제를 시행했지만, 1인당 1주 2장은 현실적으로 적은 수량이긴 하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있었다. 하지만 4월초 이후에는 재고부족 및 장시간 대기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어 줄을 설 필요 없이 바로 마스크를 살 수 있었고, 4월 27일부터는 1인당 3장을 살 수 있어 시민들이 더 안정적으로 마스크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5월 초 발생한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또다시 지역사회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이 계속 필요한데, 문제는 5월 들어 날씨가 부쩍 더워지면서 KF94나 KF80 대신 덴탈(dental)마스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덴탈마스크는 공적마스크로 분류되어 관리되지 않고 있어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덴탈마스크도 공적마스크에 포함시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더운 날씨에 노약자나 어린이가 실외에서 KF94 마스크를 착용하고 생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 여름용 마스크의 공급을 위한 적절한 대비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성주원 경희대 외래교수·한의학박사·울산 경희솔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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