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에게 꽃은 ‘위로’였을 것…”
“친정엄마에게 꽃은 ‘위로’였을 것…”
  • 김보은
  • 승인 2020.05.1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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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울산미술대전 전체대상 수상자 조근순 작가 인터뷰】
제24회 울산미술대전 전체대상을 수상한 조근순 작가.
제24회 울산미술대전 전체대상을 수상한 조근순 작가.

 

“60세가 되니 살림이 팍팍한 시골집에서도 많은 꽃을 키우던 친정엄마의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엄마에게 꽃들은 ‘위로’였을 거예요. 엄마를 생각하며 그린 작품으로 생각지 못한 큰 상을 받게 돼 너무 감사합니다.”

제24회 울산미술대전 전체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조근순 작가가 11일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대상작 ‘엄마생각’는 붉은 색 바탕에 압화를 가미한 서양화 작품으로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조근순 작가의 이번 수상은 9번의 도전 끝에 얻은 성과다. 이전 대회에서 7번의 입선, 1번의 특선을 받기도 했지만 자신에게 대상과 같은 큰 상이 돌아오리라곤 기대치 않았다.

그 이유는 스스로 아마추어라고 평가할 정도로 화가보단 전업주부에 가까운 삶을 살았기 때문.

올해로 60세인 그는 1990년대 초반 문화교실을 다니면서 그림을 배웠고 이후 독학으로 정진하며 1번의 개인초대전과 10여회의 단체전을 경험했다. 하지만 전업주부로 살면서 틈날 때 숨통을 틔워주는 정도로만 작품 활동을 했고 집에 일이 있을 때면 1년씩 쉬어버리곤 했다.

그마저도 최근 몇 년간 자녀가 출가하고 1년 차이로 시어머니와 친정엄마를 떠나보내면서 갱년기 우울증을 앓게 돼 지난해 들어 아예 손을 놓아 버렸다.

그런 그의 손에 다시 붓을 쥐어준 건 ‘자연’이었다.

그는 “화초를 키우는데 정신을 쏟고 태화강을 걸으며 마음을 치유했다. 멍하니 태화강에서 나무를 쳐다보고 있는데 문득 자연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자연을 가까이 하면서 친정엄마의 마음 역시 이해하게 됐다.

그는 “엄마가 제 나이였을 때 시골집 화단에 국화가 많았다. 엄마도 꽃들을 보며 위안 삼았겠구나 싶었다”며 “‘엄마생각’이란 작품은 이러한 엄마를 떠올리며 시골집의 풍경에 태화강 꽃들로 압화를 가미해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향후 활동계획에 대해 묻자 그는 “프로가 아니라고 생각해 작품 욕심이 많았다. 우울증도 많이 벗어났고 이제는 정말 마음가는대로,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릴 작정”이라며 “이전에는 비구상 작업을 주로 했는데 앞으론 자연과 마음을 섞은 작품들을 많이 선보이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조근순 작가의 작품 ‘엄마생각’을 비롯한 제24회 울산미술대전 수상작은 다음달 17일부터 28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전시장 전관(1~4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오프닝은 다음달 17일 오후 6시 30분 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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