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경비 전액 반납한 중구의원들
해외연수경비 전액 반납한 중구의원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5.0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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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는 갖가지 미담 꾸러미도 같이 선물해서 우리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울산 중구의회 의원들이 5일 선보인 미담 꾸러미는 작아 보이면서도 결코 작아 보이지 않는다. 제1회 추경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있는 중구의회는 이날 국외 여비 3천750만원, 수행직원 여비 2천100만원, 공무원 국외여행 심사위원회 운영경비 250만원을 합쳐 모두 6천100여만원을 반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해외연수경비 전액을 반납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그 취지가 대단해 보인다. 코로나19사태가 우리 사회에 던져준 고통을 나누어 맡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구의회 의원들의 결의는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효력이 나타난다. 그렇다고 어려운 것은 아니다. 오는 11일부터 열리는 임시회 기간 중 추경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최종 의결만 하면 된다. 이에 앞서 중구의회는 해외연수경비 전액 반납 의견이 반영된 세출예산 변경 요구서를 집행부에 전달했다. 그리고 이 반납 예산이 취약계층과 사회복지시설 지원, 재난대응 기금 마련에 쓰이도록 해줄 것도 제안했다. 신성봉 중구의회 의장은 이 같은 의견이 의원 전원의 뜻이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

짐작컨대, 전원 합의를 이끌어내기까지 중구의회 일각에 동요가 왜 없었겠는가. 그러나 중구의원들은 더 큰 뜻을 이루기로 마음을 모았다. 이는 조금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파급효과가 민들레 홀씨처럼 번져 나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의 이웃들이 아직은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과연 다른 구·군의회나 시의회에서도 중구의회에 버금가는 결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보도에 따르면 해외연수경비 반납 결정은 울산 중구의회가 처음은 아니다. 경북지역 기초의회들이 몇 발 앞섰다. 고령군의회는 지난달 22일 임시회의를 열어 해외연수경비 2천950만원에다 의원정책개발비 3천500만원까지 삭감해서 이를 코로나19로 형편이 어려워진 지역주민들을 돕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이 무렵 대구 달서구의회도 비슷한 수순을 밟고 군의원 10명의 해외연수비용 4천500만원을 반납하기로 했고, 대구 서구의회 역시 해외연수비용 5천900만원 반납을 결정한 바 있다. 강권은 아니지만 참고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다른 지방의회의 미담 꾸러미 소식도 곁들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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