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항일운동 터전 ‘보성학교’ 전시관 9월 개관
울산 동구, 항일운동 터전 ‘보성학교’ 전시관 9월 개관
  • 김원경
  • 승인 2020.04.27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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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확보 일산진마을에 조성건물 축소 복원·설립자 흉상 제작학교 출신 독립운동가 활동 등 소개
1929년 3월 1일에 촬영된 것으로 기록된 이 사진은 학교건물을 배경으로 교사와 학생들이 1919년 3·1운동을 기념하면서 단체사진을 찍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29년 3월 1일에 촬영된 것으로 기록된 이 사진은 학교건물을 배경으로 교사와 학생들이 1919년 3·1운동을 기념하면서 단체사진을 찍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울산 유일의 민족 사립학교이자 항일운동 터전인 보성학교 전시관이 오는 9월 문을 연다. 설립자 성세빈 선생을 기리는 송덕비와 생가만 남아 방치되고 있던 보성학교 터에 뜨거웠던 지역의 항일운동역사를 생생히 담아낼 예정이다.

울산시 동구는 27일 일산진마을에 들어설 보성학교 전시관 조성사업을 위한 실시설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보성학교 전시관은 현재 단층으로 건립중인 동구 일산동 160-4번지 일산진마을 내에 들어선다. 시 특별조정교부금 3억원을 확보해 조성하며 67㎡의 공간에 보성학교와 설립자인 성세빈 선생, 보성학교 출신의 항일독립운동가에 대한 업적을 소개, 지역 항일운동의 역사를 재조명한다.

전시관에는 일제강점기였던 1920 ~30년대 동면(현 일산진마을) 항일운동 관련기사, 보성학교 졸업장과 일제강점기 학적부, 성세빈 선생의 유품인 탁자와 화로 등을 전시하고, 보성학교·항일독립운동가들의 활동사항을 영상으로 제작해 상영한다. 특히 성세빈 선생의 흉상을 제작하고, 보성학교를 3차원 실물 형태의 디오라마(diorama·축소모형)로 복원해 전시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1922년 성세빈 선생이 사재를 털어 세운 보성학교는 일제의 감시와 탄압 속에서도 우리말을 가르치는 등 항일 민족교육의 요람이었다. 1945년 해방 직전 강제 폐교될 때까지 49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동구는 지난 2017년 한때 항일운동 본거지인 보성학교를 외면한 채 수탈의 아픔이 있었던 방어진항 적산가옥 거리를 추진해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지역의 항일운동 역사를 기리는데 행정력을 모으기로 했다. 성세빈 선생 뿐만 아니라 보성학교 교사 출신의 서진문(건국훈장 애족장), 이효정(건국훈장 포장) 선생을 비롯해 김천해, 박학조, 박학규, 성세룡 등 외면 받고 있는 울산 출신의 항일독립운동가의 위업을 알리는데도 힘쓸 예정이다.

동구는 보성학교 전시관 조성 실시설계용역을 위해 지난 21일 입찰을 통해 부산 전시관설계업체인 ㈜이담을 용역사로 선정했다. 실시설계는 60일간 진행하며 다음달에는 전시관련 사료 수집 및 지역향토학자, 지역사 교수, 울산발전연구원 등 5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전시관 조성 완료시까지 운영할 방침이다.

동구 관계자는 “보성학교는 1970년대 모두 철거됐지만 그 터는 국가보훈처가 항일유적공간으로 인정할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이라며 “전시관이 조성되면 울산의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사를 알리는 등 역사탐방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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