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지금은 흰쥐의 영리한 꾀가 필요해
-112- 지금은 흰쥐의 영리한 꾀가 필요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4.2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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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가슴에 간직하고 있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은 서로 나눠야 한다고.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무거운 짐을 혼자 지고 살 수가 없다. 옆을 바라보자. 따스한 눈으로 당신과 함께하고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상황이 잠시 멈춰선 듯하다. 하지만 실내에 틀어박혀 잘 모를 뿐이지 시간은 정상적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부지런한 사람에겐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다.

2020년은 다시 돌아온 십이간지 중 첫 번째인 쥐의 해다. 십이간지에 띠의 서열이 정해진 이유에 대해 여러 설화가 존재하지만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설화는 열두 동물이 달리기 시합을 하는 내용의 민간 고사다. 우리는 여기서 영리한 쥐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근면한 소가 선두에 서기 위해 꼭두새벽부터 달리기 시작했을 때 쥐는 꾀를 내서 소의 등에 올라탄다. 이런 설화 속의 쥐를 ‘약삭빠르다’ 혹은 ‘잔꾀가 많다’고 평하기도 한다.

그러면 우리가 살고 있는 작금의 현대사회는 어떤가. 4차 산업혁명, 초연결사회, 시간의 게임 즉 타이밍이 중요한 현대사회에서는 근면과 성실도 중요하지만, 순발력이나 영리함이 더 필수적인 요소가 아닐까. ‘십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 속담도 이제 옛말이 된 지 오래이듯 매순간 환경이 변모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개인 인생사나 기업 및 조직문화도 이젠 보다 효율적이며 경제적인 측면에서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

부지런히 과정에 몰두하는 것보다는 빠르고 확실한 결과가 중시되는 사회다. 소처럼 쥐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막연히 근면하기만 하다면 오히려 미련하다는 취급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변화가 아니다. 특정 상황에 대해 융통성 있게 접근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소스를 찾아내는 힘은 기업의 비전을 세우고 운영할 때도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작은 몸집을 정확히 파악하고 상대적으로 적은 힘을 들이고도 경주에서 1등을 한 쥐.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영업이나 중소기업에서도 소처럼 거대한 상대를 이길 수 있는 ‘쥐의 꾀’를 창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면 기업 측면에서 영리한 아이디어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늘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그 답은 누구나 공감하고 작은 곳에서 찾아내 실천하는 것이다. 기업의 구성원이자 경영자인 필자에겐 벤처기업의 가장 소중한 자산은 임직원이다. 작은 아이디어도 소통하며 서로 칭찬하고 격려해주는 문화정착이 중요하다. 이런 격식 없는 환경이 조성돼야만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미래에도 지속 성장가능한 조직문화가 토착화될 수 있다.

요즘처럼 초연결사회, 초스피드시대, 초정보공간에서는 개인과 개인, 조직과 조직, 기술과 기술의 융합이 중요하다. 그래서 ‘흰쥐의 해’는 다산과 풍요, 영민함이 상징이지만 필자는 무엇보다 부지런히 세상을 누비는 ‘정보통’이라는 의미로 새기고 있다. 금년은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나 전 세계가 모두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 중소기업은 낙심만 하지 말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환경을 잘 파악하여 주위를 부지런히 돌아보고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야 한다.

예기치 않은 코로나19의 습격으로 유난히 길고 어두운 겨울이었다. 그러나 겨울 또한 지나갔다. 사계절 중 봄은 가장 부지런하다. 마치 쥐처럼. 개나리와 벚꽃이 만발했다가 떨어져도 실망할 필요가 없다. 연이어 철쭉과 장미가 필 것이기에. 주위를 둘러보면 빼꼼히 고개를 내민 새싹은 희망이고, 향기를 가득 담은 꽃잎은 사랑이다. 모두 힘을 모아 이 고난을 이겨내자.

이일우 ㈜유시스 대표이사·울산테크노산단융합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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