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구도 고착… 울산 진보정치 위기감 고조
양당구도 고착… 울산 진보정치 위기감 고조
  • 정재환
  • 승인 2020.04.19 18: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진보 단일화 후보들, 10% 벽 못 넘고 탈락
4·15총선 이후 울산 정치구도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양당구도로 고착화되면서 울산 정치의 한 축인 진보정치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군소정당 및 진보정당의 몰락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진보정치 1번지로 불렸던 울산에서 2년전 지방선거에 이은 총선 참패는 진보정당들이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19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지난 4·15총선에서 국내 최대 생산공장을 가진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 북구와 동구를 중심으로 울산 진보성향 국회의원 후보들이 모두 고배를 마셨다.

1997년 광역시 승격 이후 진보 구청장·지방의원·국회의원을 배출했던 양상과는 많이 달라졌다.

실제 진보후보간 단일화를 통해 민주노총울산본부 지지후보로 나선 중구 국회의원 노동당 이향희 후보는 총선에서 9.46%를 얻는 데 그쳤다. 이향희 후보는 4년 전 20대 총선에서는 이곳에서 20.52%를 얻은 바 있다.

진보단일 후보인 울산 북구 김진영 정의당 후보도 9.89%를 얻어 10% 벽을 넘지 못했다.

총선과 함께 치러진 울산 북구 가선거구 구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진보단일 후보인 안승찬 민중당 후보는 미래통합당과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이어 16.92%를 얻는 데 그쳤다.

여기다 진보진영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던 민중당 김종훈 동구 후보도 민주당 및 진보 단일화 실패로 33.88%를 얻어 2위에 머물렀다. 20대 총선 당시 민주진보단일화를 통해 얻은 58.88%에 크게 못미쳤다.

이에 대해 지역정가에서는 “문재인 정권 이전 민주당이 울산에서 영향이 미미했을 당시에는 진보정당들이 그 빈 자리를 차지했지만, 이후 민주당이 울산 집권여당이 되면서 진보로 영역을 대거 확장하면서 진보정당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풀이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진보정당도 선거 때만다 그 인물이 그 인물일 만큼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촛불세대의 요구에 걸맞는 새로운 인물을 키워내야 하는 게 숙제로 남았다”고 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민주노총 중심의 후보단일화 이벤트가 노동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했을 뿐 아니라, 동구에서는 끝까지 진보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것도 원인으로 꼽인다.

동구의 경우 노동당 하창민 후보와 제대로 단일화 논의조사 못한 채 노동자 표심이 분열될 가운데 선거를 치렀으며, 막판 민주당의 민주진보진영 단일화 요구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울산시민연대는 “울산을 비롯한 각지에서 진보정당의 득표율 감소는 아쉬운 일”이라며 “정의당의 경우 비례득표율은 올랐더라도(20대 7.2%→21대 9.6%) 지역구에서의 패배는 거대양당으로의 결집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울산시민연대는 “울산의 경우 진보:중도:보수라는 1:1:4의 구도에서 중도:보수 1:5의 구도로 변화했다”면서 “특히나 울산 동?북구에서는 흔히 일어났던 후보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타난 결과치이자 득표율은 눈여겨 볼 일”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울산과 창원 등 흔히 영남권 노동벨트에서의 패배는 진보정당운동 또는 미래 도전을 위한 성찰의 계기로 삼아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선에 실패한 민중당 김종훈 국회의원은 “주민들이 주신 사랑에 비하면 민중당과 김종훈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며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 민중당을 만든 처음 그 결심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재환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