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취임 4개월차 김성수 철새홍보관장
[인터뷰] 취임 4개월차 김성수 철새홍보관장
  • 김보은
  • 승인 2020.04.1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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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람 겁내선 안돼… 태화강 국가정원은 ‘조류생태원’이다”
지난 17일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철새홍보관 김성수 관장이 조류 생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지난 17일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철새홍보관 김성수 관장이 조류 생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생태관이나 전시관이 아닌 ‘철새홍보관’입니다. 겨울의 떼까마귀, 여름의 백로 등 철새를 통해 울산을 알리고 이미지를 개선하는 역할이란 거죠. 그러한 면에서 태화강 국가정원은 울산을 생태환경도시로 거듭나게 하는 초석이 될 겁니다. ‘조류생태원’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온갖 조류들이 이곳에 서식하고 있으니까요.”

지난 17일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만난 김성수 철새홍보관장은 이같이 철새홍보관의 역할과 태화강 국가정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철새홍보관의 주된 업무는 ‘철새를 바탕으로 울산을 홍보하는 일’이다. ‘생태관’이나 ‘전시관’이 아닌 ‘홍보관’이라 이름 붙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특히 김 관장은 이 역할을 해내는 데 ‘태화강 국가정원’을 어떻게 활용하는 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 17일 태화강 국가정원 내 생태습지를 조망할 수 있는 포토존에서 철새홍보관 김성수 관장이 습지 활용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지난 17일 태화강 국가정원 내 생태습지를 조망할 수 있는 포토존에서 철새홍보관 김성수 관장이 습지 활용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그는 “철새홍보관은 울산의 이미지를 산업도시에서 생태환경도시로 바꾸는 척도를 제공하는 기관이 될 것”이라며 “철새를 생태관광에 활용하기 위해선 현재 태화강 국가정원에 대한 인식부터 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제시한 태화강 국가정원 운영의 중요 키워드는 ‘범람’, ‘습지’ 그리고 ‘물새’다.

그는 “많은 비가 내릴 때마다 발생하는 태화강 국가정원의 ‘범람’ 문제를 하나의 매력으로도 볼 수 있다. 범람을 겁내선 안 된다. 물에 쓸려 내려가도 괜찮도록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홍수가 나면 잠길 곳에 인위적으로 식물을 심을 게 아니라 그 점을 이용해 기존의 생태습지를 넓혀 홍수 조절을 하고 물새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

그에 따르면 태화강 국가정원에 매년 20여종의 새가 발견되고 생태습지가 자리한 느티마당 인근에선 지난 3개월간 1만300마리의 개체 수가 확인됐다.

실제로 이날 찾은 태화강 국가정원에선 느티마당 인근에만 왜가리, 흰뺨검둥오리, 쇠물닭, 까마귀, 까치, 딱새 등 10종 이상의 조류를 만날 수 있었다. 국가정원 내 생태습지에는 쇠물닭 한 쌍이 새끼를 낳기 위해 집을 짓고 있었다.

김 관장은 “현재의 습지 규모로는 쇠물닭 한 쌍 밖에 살지 못한다. 영역 다툼에서 진 쇠물닭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습지를 넓혀주면 더 많은 새가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변에 심어놓은 나무들도 새들의 산란장을 앗아갔다. 특히 메타세콰이아나 연산홍은 이곳 환경과 맞지 않은 식물이다. 메타세콰이어는 키가 8m 이상 자라나는 교목이라 범람 시 물 흐름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쇠물닭 한 쌍이 집을 짓고 있는 태화강 국가정원 생태습지 모습. 최지원 기자
쇠물닭 한 쌍이 집을 짓고 있는 태화강 국가정원 생태습지 모습. 최지원 기자

 

그러면서 국가정원의 환경에 맞는 식물로 새들의 먹이가 될 수 있는 튤립나무, 습지에서 자생하는 왕버들나무, 습지에 심는 동백 등을 꼽았다.

김 관장이 제안하는 이 같은 의견들은 모두 2010년부터 매년, 매월 기록한 철새 관련 방대한 미가공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한다. 그는 2010년부터 떼까마귀, 백로의 이소시간은 물론 삼호대숲, 선암호수공원 등 지역별 조사 데이터를 축적했다.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간 작성한 조사일지만 해도 수권에 달한다.

끝으로 그는 “데이터는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울산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해볼 때”라며 “태화강 국가정원은 조류생태원이라 해도 지나침 없는 곳이다. 인식을 바꿔 사시사철 식물과 함께 새를 볼 수 있는 곳으로 국가정원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관장은 올해 1월 2일부터 울산시 남구 삼호대숲 일원 철새마을에 문을 연 철새홍보관의 관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임기는 2년이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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