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원의 의료산책]한의원에서 하는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
[성주원의 의료산책]한의원에서 하는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4.1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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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交通事故)는 교통수단과 엮인 사고를 말한다. 교통수단이라면 대부분 자동차를 말하지만 선박, 항공기, 철도, 지하철, 오토바이, 자전거 등 탈것은 모두 해당된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와 같은 승강기와 탱크나 장갑차 등 군용 교통수단에 의한 사고도 넓은 의미에서는 교통사고에 포함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사고는 1901년 세계여행 도중 한국을 방문한 미국의 시카고대학 교수 버트 홈스가 일으켰다. 서울 서대문 인근에서 운전 중 주변 풍경을 구경하다가 근처를 지나가던 소달구지와 부딪쳐 접촉사고(?)를 냈던 것.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고, 버트 홈스가 달구지 주인에게 보상을 하려 했으나 그냥 집에서 망치로 고치면 된다고 쿨하게 가버려 합의도 원만했다고 한다.

1980년대는 소위 ‘마이카’ 붐으로 각 가정에 자동차가 급속도로 보급되었고, 이로 인해 교통사고도 급증했다. 1991년 한해에만 교통사고 사망자가 1만3천429명에 이를 정도로 큰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TV 프로그램 시작 전 교통사고 방지 공익캠페인 광고를 수시로 내보내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교통안전이 강조되고, 사고 예방 조치도 강화되면서 교통사고 사망률은 대폭 줄어들게 된다. 2018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3천781명으로 1976년 이후 처음으로 3천명대로 감소했다.

안전벨트를 매면 사고가 나더라도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6년에 의무화가 되었고, 1990년대에는 교통경찰이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단속하기 시작했다. 의무화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은 약 90%의 착용률을 보인다고 한다. 2018년 9월 28일부터는 도로교통법 개정에 따라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이 의무화되었지만 승용차 뒷좌석에서는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안전벨트를 안 매도 에어백만 제대로 터지면 부상이 최소화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데, 안전벨트를 매야 에어백이 터질 때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 자세가 만들어진다.

교통사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교통사고 후유증’이다. E=1/2mv2(E=에너지, m=질량, v=속력)이기 때문에 아무리 저속으로 충돌하더라도 무게와 운동량이 큰 자동차와 부딪히면 우리 몸에서 느끼는 물리적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흔한 것은 단순타박상, 둔상으로 수주간 지속되는 통증, 휘플래쉬증후군 등이 있다. ‘휘플래쉬증후군’이란 자동차사고 등에 의한 큰 충격으로 목이 순간적으로 뒤로 과도하게 젖혀지고, 경추와 경추 주변의 인대, 심지어 내부경수신경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생기는 미세손상을 말한다. 두통, 경부통, 심하게는 경수신경손상으로 손저림 같은 것이 올 수 있다. 충격에 의한 염좌는 수주~수개월이면 증세가 호전되지만, 휴식이 충분하지 못하면 증세가 만성화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골절이 생기거나 근육이 찢어지는 경우가 아니면 CT나 MRI 촬영을 해도 별다른 이상소견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보통 임상증상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교통사고 후유증을 양방의료기관보다 한의원에서 치료하는 것을 선호한다. 일반 건강의료보험의 한방의료기관 비중은 전체진료비의 3% 내외인데, 2019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진료비를 보면 한방진료비 비중이 전체진료비의 41%를 차지한다.

한의학에서는 교통사고 후유증을 죽은피 즉 어혈(瘀血)이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체표 부위의 혈관이 손상되어 어혈이 생기면 시퍼렇게 멍이 든 것이 눈에도 쉽게 보이지만, 몸 안쪽 미세혈관이 손상되어 어혈이 생기면 육안으로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미세혈관이기 때문에 CT나 MRI로도 손상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치료는 활혈거어(活血祛瘀) 치료법으로 한다. 원활한 혈액순환으로 어혈을 치료한다는 뜻이다. 침, 뜸, 부항, 약침요법, 추나요법, 한약 등을 통해 우리 몸에 생긴 어혈을 치료하고, 사고로 인해 흐트러진 몸의 균형을 다시 잡아준다.

성주원 경희대 외래교수·한의학 박사·울산 경희솔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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