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사람 먼저 / 김석윤
꼭, 필요한 사람 먼저 / 김석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4.1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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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세상이 어지러울 땐

문인(文人)인 나보다

무인(武人)인 자네가 써야 맞지 않겠는가!

 

*돌하르방의 신분: 손의 위치에 따라, 오른손이 위쪽이면 문인(文人), 왼손이 위쪽이면 무인(武人), 나란하면 평민(平民)이라 합니다.

 

고향이 제주도 바닷가이다 보니 어릴 때부터 돌하르방을 많이 보며 자랐고 관광 상품을 만들어 팔던 친구 덕분에 돌하르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김석윤 시인의 디카시 '꼭, 필요한 사람이 먼저'의 주석을 보고서야 손의 위치에 따라서 돌하르방의 신분이 바뀐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처럼 코로나 19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가 전쟁이 난 것처럼 시끄럽고 어수선합니다.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수가 되었고 줄서기를 해도 마스크 사기가 어려운 이때 사재기를 하는 분들이 뉴스에 간혹, 올라와서 눈살 찌푸리게 합니다.

회사 단체 식당에서도 비닐장갑을 끼고 식사하라고 해도 불편하다고 끼지 않고 밥과 반찬을 퍼가고, 열을 재라고 하는데도 괜찮다며 지나가 버리는 분을 보며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이 얼마나 큰 사회적 불행을 만들어 가는지를 코로나 19사태로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이럴 때 김석윤 시인은 돌하르방을 보며 문인보다는 무인에게 안전모를 쓰라고 하며 씌워줍니다. 저금통을 털어 마스크를 사는 데 보태라는 어린이들이나 폐지를 힘들게 모아 번 돈을 마스크 만드는데 보태 달라는 기사를 읽으며 꼭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마스크를 양보해야 한다는 강한 이미지를 담은 좋은 디카시를 만나 소개하며 이 사태가 빨리 진정되길 소망합니다.

글=이시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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