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아파트 화재로 숨진 형제, 장례비 없어 막막
울산 아파트 화재로 숨진 형제, 장례비 없어 막막
  • 정인준
  • 승인 2020.04.0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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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피해로 빚더미… 학교·시교육청 자발적 모금 운동 나서

장애인 동생을 화마에서 구하려 뛰어 들었다 같이 참변을 당한 형제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더해졌다. 이들 형제의 가정형편이 어려워 장례비 마련이 막막히기 때문이다.

9일 학교와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8일 새벽, 울산 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참변을 당한 형(18)과 동생(9)의 빈소가 울산대학교병원에 마련됐다.

형은 동구의 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었고, 동생은 경주의 특수학교에 다녔다. 장례는 1일장으로 10일 발인한다.

형제의 부모는 급한 마음에 울산대병원에 빈소를 차렸지만, 가정형편이 넉넉치 않아 장례비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사정은 딱했다. 이 가정은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어 큰 빚을 졌다. 부모는 이 빚을 갚으려 작은 식당 운영과 함께 모텔에서 수건을 수거하는 부업을 하고 있다.

눈 코 뜰새없이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먹고살기가 만만치 않았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벌이는 더욱 시원찮았다.

화재가 발생한 새벽에 형제만 있었던 것은 부모가 식당준비를 위해 집을 비웠기 때문이다. 부모는 삶에 대한 자책으로 가슴을 치며 절규했다. 여기에 장례비 마련이 막막해 한번 더 절규하고 있다.

딱한 사정을 들은 학교와 시교육청은 성금을 모아 복지기관을 통해 위탁전달할 계획이다. 노옥희 교육감은 이날 오후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형의 학교 교감선생님은 “1학년 학생대표를 맡을 정도로 리더십이 뛰어난 학생이었다. 심성이 착해 교우 관계도 좋아 빈소에서 친구들이 너무 안타까워 슬픔을 토해내고 있다”며 “우선 학교선생님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장례를 잘 치르겠다”고 말했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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