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해외로 눈을 돌리자
중소기업! 해외로 눈을 돌리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3.1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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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소식은 어김없이 전해지건만 모처럼 만난 중소업체 사장님들 모습엔 수심이 가득하다. 직원들 월급날은 다가오는데 아직 수금하지 못한 공사대금 때문에 밤잠을 뒤척인다며 연신 줄담배를 태우시는 사장님의 모습이 안쓰럽다.

사실 이러한 울산지역 중소기업의 경영환경 변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몇 년 전부터 급격하게 오르는 원자재 가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치열해진 동종업체간의 경쟁으로 영업수익마저 줄어들면서 그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작년부터 밀어닥친 전대미문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가뜩이나 취약한 중소기업들을 더욱 혹독한 환경 속으로 몰아 넣고 있다.

이처럼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도 그리고 우리네 평범한 소시민까지도 혹독한 환경 속으로 내몰리는 요즘에 ‘가장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도 아니고, 가장 영리한 것이 살아남는 것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민감한 것만이 살아남는다’ 란 다윈의 150년전 이야기가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변화에 비교적 예민했던 북구의 한 중소기업은 4년전부터 국내 대기업의 일감이 줄어들 것을 예측하고 무모하다 느끼질 정도로 열정적으로 중국시장을 두드렸다.

알려진 대로 울산지역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산업용 부품을 납품하는 내수형 기업들이다. 이 업체 또한 2000년 초까지는 수출은 안중에도 없을 정도로 대기업 주문물량을 대기도 벅찼다.

하지만 영업환경의 예민한 변화를 감지한 경영진은 다음 시장인 중국진출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3년전부터 중국시장에서 쾌거를 잇달아 올리면서 요즘도 작년에 계약한 2백만불짜리 수출준비에 여념이 없다. 작년 매출액 중 수출이 60%를 차지했다하니 경영진의 빠른 판단과 무에서 유를 창조한 열정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실제로 산업용 부품은 그 특성상 수출이 쉽지 않은 품목이다. 우선 수요자와의 접촉이 쉽지 않다. 만난다 해도 국제간 거래라는 어려움에다가 폐쇄적 기술영업 관행 또한 부품을 바꿈으로써 완제품의 품질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우려 등으로 단시간 내에 계약까지 진행되기도 어렵다. 계약 후에도 시제품 생산, 검수, 제작, 시운전, 사후서비스 등 1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역설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을수록 진입 후에 안정적인 시장이 보장된다는 점은 울산지역 중소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검증을 거친 부품은 쉽게 바꾸지 않는다는 점이다. 북구의 또 다른 중소기업은 매년 다른 해외업체로부터 입찰제의가 들어온다.

이미 검증된 기술력을 가진 관계로 구전마케팅이 이뤄져 입찰평가에서도 높은 낙찰율을 보이면서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앞서 언급한 중소기업도 중국 기술자간의 추천으로 매번 다른 업체들로부터 수출계약고를 올리고 있다.

환율추세 또한 수출을 하려는 중소기업에게는 우호적이다. 1년새 급락한 원화가치는 중소기업에게 수입원자재 가격상승이라는 부담을 안겨주었지만 반면에 수출단가를 낮출 수 있어 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안겨 주고 있다. 실제로 1년 만에 다시 찾은 중국박람회에서 40% 낮은 수출단가를 제시하는 울산업체에게 바이어들의 집중적인 관심이 쏟아지기도 하였다.

게다가 그 동안 낮은 인건비를 무기로 우리의 수출시장을 잠식하고 있던 중국기업들이 중국내 소득 증가와 강화된 신노동법 등으로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해외시장에서의 한국제품 가격경쟁력이 더욱 돋보이게 되는 이른바 ‘역 샌드위치론’ 역시 변화를 생각하는 지역 중소기업에게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 최영도 중소기업지원센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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