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옻칠 바탕으로 한국문화 대표 상품 제작 목표”
“천연 옻칠 바탕으로 한국문화 대표 상품 제작 목표”
  • 김보은
  • 승인 2020.04.0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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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울산 황혜정 옻칠문화연구소 대표
옻칠문화연구소 황혜정 대표.
옻칠문화연구소 황혜정 대표.
옻칠문화연구소에서 2020년 행정안전부 마을기업 현판식이 진행되고 있다.
옻칠문화연구소에서 2020년 행정안전부 마을기업 현판식이 진행되고 있다.

 

“옻칠만한 게 없습니다. 여러 도료로 바꿔봐도 결국에는 옻을 쓸거라고 자신할 정도로 매력적인 소재예요. 천연 소재인데다 모든 것에 응용할 수 있습니다. 옻의 매력을 저만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에 위치한 옻칠문화연구소 단향 황혜정(46) 대표의 말이다. 8일 만난 황혜정 대표는 시종일관 웃으면서 이 같은 옻칠 이야기를 들려줬다.

황 대표는 “우리가 흔히 옻이라 생각하는 것의 90%는 천연 옻이 아니라 카슈(합성 도료)로 칠했다”며 “가격 차이가 크고 천연 옻의 활용이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옻은 건조장을 이용해 온도와 습도를 예민하게 조절해야 하고 일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 나무 진액에 화학도료를 첨가하는 카슈에 비해 적게 활용된다는 것.

그러나 그는 “카슈는 특유의 냄새가 사라지지 않지만 옻은 건조 이후 냄새가 나지 않고 3~6개월이 지나면 아주 예민한 사람도 알레르기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향균 효과도 있고 옻칠한 용기에 음식을 저장해두면 쉽게 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로 옻칠을 배운 지 4년째인 ‘옻밭 부대’다.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이 지도하는 ‘옻밭 아카데미’를 이른다. 울산을 비롯한 서울, 부산, 포항, 안동 등 전국에 퍼져 있는 성파스님의 제자들이 이 ‘옻밭’이란 이름 아래 활동하고 있다.

2017년 아버지 간병을 위해 고향인 울산에 돌아온 그는 같은 해 인연이 닿아 성파스님에게 옻칠을 사사했다. 배운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동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옻칠 민화 수업을 진행할 정도로 능숙하다.

그는 “불교미술을 해왔던 경험 덕에 옻을 수월하게 접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중학교 1학년때 서양화(유화)로 그림을 시작했으나 성인이 된 이후 진로를 바꿔 ‘불교미술’을 시작했다. 이후 동방불교대학 불교미술학과에 94학번으로 진학해 단청, 탱화 등 불교미술 전반을 공부했다.

덕분에 불교문화재 수리에도 일가견이 있다. 학교 다닐 때 경복궁 근정전 단청 작업에 참여했고 이후엔 문화재 수리 관련 전국구 프리랜서로 활동했다. 옻칠을 시작한 그 해 ‘문화재수리기술자’ 자격증도 취득했다.

개인작업장 개념으로 사용되던 옻칠문화연구소는 이제 마을기업으로서 지역 문화상품을 생산하는 곳으로 역할을 바꾼다.

이날 옻칠문화연구소는 2020년 행정안전부 마을기업에 선정돼 현판을 걸었다. ‘마을기업’은 5인 이상의 지역주민이 각종 지역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으로 지역공동체 이익을 실현하려는 목적에서 설립·운영한다.

울주군 지역에서는 ‘옻칠문화연구소’와 ‘장하다 옹기마을’ 두곳이 마을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황 대표는 이곳에서 친환경 문화관광상품을 생산하고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는 “마을기업에 선정돼 기쁘지만 식구를 챙겨야 한다는 책임감도 생겼다. 아직 기계화 공정이 쉽지 않지만 울산대학교 출신 젊은 친구들의 힘을 많이 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옻칠을 활용한 관광상품 디자인을 특허 등록하고 다른 공모사업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마을기업을 성장시켜 해외에도 수출되는 한국문화 대표 상품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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