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가 벚나무 대신 산복숭나무 심은 뜻은
동구가 벚나무 대신 산복숭나무 심은 뜻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4.0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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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동구청이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전통수종 산복숭아나무를 동구지역 주요관문에 가로수로 심어 눈길을 끌고 있다.” 동구에서 내보낸 7일자 홍보자료다. ‘산복숭아나무’라는 낯선 이름에 호기심이 먼저 가면서도 벚나무를 가로수 이름표에 올리지 않기로 한 의중에는 더 큰 관심이 쏠린다. 무궁화가 우리나라의 상징화이듯 ‘벚꽃’이 전범기인 욱일기(旭日旗)와 한 통속이나 다름없는 일본의 나라꽃[國花]이기 때문이다.

동구청이 동구의 주요관문에 가로수나 경관수로 심은 산복숭아나무 묘목은 모두 812그루라고 한다. 그 중에도 3월 중순부터 약 보름간 염포산터널과 요금소 주변 차도, 예전IC, 성내삼거리 등지에 심은 묘목은 320그루를 헤아린다. 그렇다면 ‘가로수의 안방마님’ 격인 벚나무를 산복숭아나무가 방 밖으로 밀쳐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역시 동구청 홍보자료에서 찾을 수 있다. 정천석 동구청장의 제안을 그대로 따랐다는 것이다.

정 청장도 스스럼없이 설명한다. “그동안 산복숭아나무를 가로수로 활용한 사례가 없어 우리 직원들이 여기저기 수소문해 묘목을 구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사라져가는 우리나라 전통 수종을 가로수로 심어 지역 주민들에게는 우리 고유의 정서를 알리고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동구의 대표 경관수목으로 잘 키워 갈 것이다.” 이 말에 극일(克日)의 의미까지 부여했더라면 ‘금상첨화’ 소리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극일’의 의미도 덧붙인다면 애국정서 고취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다만 한 가지 조심할 일은 있다. ‘묘목 수급에 모종의 입김…’ 운운하는 항간의 뜬소문을 짐짓 경계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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