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현장에서]‘울산형 뉴딜사업’이 성공하려면
[사업 현장에서]‘울산형 뉴딜사업’이 성공하려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4.0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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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울산시는 ‘울산형 뉴딜사업’ 추진 의지를 표명했다. 3년간 1천억원을 투입하여 노후 상수도관 213km을 조기에 교체하겠다는 것이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이 소식을 대부분 반가워할 것이라고 짐작된다.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줄어든 일거리와 좋지 않은 경기로 어깨가 내려앉은 업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울산시에서도 이번 사업을 통해 건설업 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시민들에게는 맑은 물을 공급하고 유수율 향상으로 경영수지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것이다.

울산시는 이밖에도 1조2천196억원 규모의 울산외곽순환도로 건설과 2천59억원의 산재전문 공공병원 유치 등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되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의 조기 추진을 정부에 촉구할 계획이다. 애초 40%를 적용하기로 한 지역의무공동도급 비율의 확대도 중앙에 같이 건의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모두가 실현된다면 정말 가뭄에 단비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현 시점에서 절대 놓쳐선 안 될 것이 있다. 먼저, 야심차게 추진되는 이들 사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명약도 환자의 목숨이 붙어있을 때 사용해야 의미가 있는 법이다. 사업체가 기울어지기 전에 즉시 수혈해주는 일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미 울산시에서도 구체적인 방안들을 충분히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테스크포스를 구성하여 추진과정에서 발생하는 장애요소들을 적극 해결하고 극복해서 흐름에 방해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만 한다면 신속성이 어느 정도는 보장될 것이다.

또한 건설업계에 진정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일감 안배에도 신경을 잘 써야 한다. 뉴딜사업이 진정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대형 건설사와 토목 관련 특정 업종에만 일감이 치중되어 시행목적을 퇴색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물뿌리개로 화단에 물을 줄 때 빠뜨리는 화초가 없이 모두 골고루 뿌려주어야 한다는 얘기다. 공사 발주 과정에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로 입찰 방식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무작정 입찰 방식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자격조건을 갖추고 성실시공 능력을 갖춘 중소건설사와 개인사업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에 맞는 수의계약도 병행했으면 한다.

지금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깊은 시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중구 성남동을 둘러보는 길에 여기저기서 폐점한 상점들을 보고는 참담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뉴스로 듣기는 했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내 이웃들이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피부로 느끼는 순간이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책에 동참하는 가운서도 이들과 고통을 나누어 가질 수 있도록 따뜻한 기부활동은 물론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적절한 소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울산시는 울산형 뉴딜사업 덕분에 땀을 흘려 일해서 얻은 수입이 효과적으로 환원이 되게 하는 방안도 함께 고심했으면 한다. 이번에 울산이 영세기업의 유동성 자금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긴급자금 1천400억원을 추가로 공급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인 울산페이의 발행도 2천억원으로 확대한다고 하니 어느 정도 마음이 놓이기는 한다.

울산형 뉴딜사업은 미국 제32대 대통령 루스벨트가 1929년 경제대공황 당시 뉴딜정책의 하나로 진행했던 테네시강 다목적댐 건설사업에서 힌트를 얻어 추진하게 된 것으로 안다. 아무쪼록 소기의 성과가 잘 달성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울산시는 앞서 말한 적시성을 잃지 않고 서로가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었으면 한다.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에 거듭 실망한 나머지 조금은 지쳐있는 것이 현실이다. 뉴스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소상공인들을 살린다면서 당장 수혈이 될 것같이 기대를 갖게 하지만, 막상 부딪혀 보면 문턱이 낮지만은 않은 것 같아서 실망스럽다. 경기 살리기 계획 발표 못지않게 이 정책의 효과가 혜택을 직접 누려야하는 계층에 피부로 와 닿을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꾸준히 듣는 일에 소홀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정숙 배광건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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