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깜빡깜빡… 치매 전조 ‘경도인지장애’
자꾸 깜빡깜빡… 치매 전조 ‘경도인지장애’
  • 김보은
  • 승인 2020.04.06 2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강병원 신경과 김성률 전문의
동강병원 신경과 김성률 전문의(울산시 광역치매센터장)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동강병원 신경과 김성률 전문의(울산시 광역치매센터장)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요즘 같이 일하는 동료로부터 일처리가 1~2년 전보다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려 당황한 경우가 있고 신문이나 책을 읽은 후 구절을 기억하는 것이 힘듭니다. 아직 일은 하고 있지만 걱정입니다.”

퇴직 이후 소일거리로 현재 아파트 경비일을 하고 있는 65세 남성 A씨. 최근 새로 소개받은 사람의 이름이나 길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 걱정이다.

동강병원 신경과 김성률 전문의(울산시 광역치매센터장)는 이럴 때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도인지장애’ 발병 환자 절반 이상 치매로 발전

건강한 노인들이 기억력 장애를 호소할 때 병적인 상태인지 정상노화의?과정으로 여겨야 할지 판단할 수 있는 정확한 지표는 아직 없다. 사람은 나이가 듦에 따라 뇌기능의 저하가 되고, 기억력이 서서히 감퇴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자연의 섭리다. 그래서 성공적 노화(successful aging) 또는 건강한 노화(healthy aging)는 나이가 들어도 인지기능의 저하가 거의 없는 상태로 규정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일이나 약속을 깜빡한다면 치매에 대한 불안감이 공포감을 번지기도 한다. 젊은 사람은 이러한 경우가 생기면 단순한 건망증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60대 이후에서는 치매가 아닌가하는 걱정이 들기 때문.

우선 ‘경도인지장애’라는 중간단계를 고려해봐야 한다. 경도인지장애는 인지기능이 나이와 교육수준에 비해 떨어져 있으나 (1 또는 1.5 표준편차 이하) 전반적인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를 일컫는다.

지역사회 역학연구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의 유병률은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3~19%이고 이 중 50% 이상이 5년 이내에 치매로 발전한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전 단계, 즉 위험한 상태로 볼 수 있다.

◇비슷한 연령보다 기억력 낮다면? SNSB 진단해야

경도인지장애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일단 다른 사람에 의해 기억력의 저하가 확인되는 반면 판단력, 추리능력, 시공간 능력, 언어능력 등 다른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능력은 대부분 정상이다.

또 기억력 검사에서 비슷한 연령과 교육적 배경의 사람들과 비교해 낮은 수행능력을 갖고 있으나 치매는 아닐 경우 경도인지장애로 볼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성 경도인지장애(amnestic MCI) △다영역 경도인지장애(multiple-domain MCI) △비기억성 단일영역 경도인지장애(single non-memory domain MCI)로 나뉜다.

진단을 위해서는 신경인지기능검사(SNSB, Seoul Neuropsychological Screening Battery,서울신경심리검사)가 필요하다. SNSB는 주의집중능력, 언어와 관련된 기능, 시공간 기능 등 인지기능 전반을 평가하는 다양한 검사로 구성된다. 검사에는 2시간 정도 걸린다.

검사뿐만 아니라 치매로 진단되기 수년전부터 취미 활동능력, 집행 능력, 도구적 일상생활 능력에서 저하가 나타날 수 있어 세심한 관찰도 중요하다.

아울러 신경영상 검사(CT, MRI, 아밀로이드 PET-CT), 유전자 검사, 전문가의 주기적인 진찰 등을 이용하면 알츠하이머병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

◇6개월 간격 주기적인 치매검진, 보건소 선별검사 추천

경도인지장애는 치료를 빨리하면 할수록 약의 효과가 좋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타인의 도움 없이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것.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 질환 등과 같은 혈관성 위험 인자를 조절하고 기타 인지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이나 약물을 조절해야 한다.

치료 약물로는 아세틸콜린에스터라제 억제제(AchEI)가 인지기능의 악화를 막고 상태를 개선시킬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조기 검사로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추천한다.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각 구군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서 무료로 치매 선별 검사를 제공한다. 6개월~1년 간격으로 주기적인 치매 검진을 받으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고 빠르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겁게 생활하는 게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와 같은 위험인자를 줄이고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적극적인 사회활동과 두뇌활동, 뇌에 좋은 음식을 먹길 권한다.

정리=김보은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