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한 반성문
코로나로 인한 반성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4.0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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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염병이 전 세계로 퍼지고 세계가 ‘셧다운’되면서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하며 누려온 모든 삶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 아직도 언제 끝날지 예측 불허인 가운데 비정상적인 삶으로 불편함과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온 국민이 불편을 감수하며 노력하는 만큼 언젠가는 끝이 오겠지만 코로나 사태가 끝났다고 모두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나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평안할 때는 일상에 쫓겨 그러지 못했는데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첫째,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해온 것을 반성한다. 요즘 모두가 가까이하는 마스크는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실은 감염환자나 감염의심자의 입에서 나가는 비말(=작은 침방울)을 통해 바이러스가 타인에게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착용한다.

입에서 나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는 입에서 나가는 말도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말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무 생각 없이 불쑥불쑥 내뱉지만 그 말 때문에 타인이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대통령부터 어린이까지 온 국민이 우리가 비난하고 비판하고 욕하고 거짓말하며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자. 말을 할 때 침이 튀지 않게 조심하듯 정치인이나 일반인이나 말을 조심해서 타인을 아프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야고보서1:19)

둘째,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밖으로만 돌아다닌 것을 반성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모이지도 다니지도 말자고 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동안 너무 자유분방하게 밖으로만 돌아다니지 않았는지 이 기회에 우리 자신을 돌아보자.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었으면 친구나 모임을 통해 적어도 두세 번은 봄꽃 구경을 다녔을 테지만 당분간 불필요한 외출은 자제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셋째,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더 베풀지 못한 것을 반성한다. 우리는 짧은 기간에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 잘 살게 되었다. 선조들의 피와 땀 덕분이었음에도 우리는 그 열매를 거두어 누리기에만 바빴다. 어느 순간부터는 향락산업이 발전하면서 퇴폐음란문화도 깊숙이 파고들어 동방예의지국의 체면과 정신세계를 순식간에 무너뜨렸다. 그 결과 동성애와 온갖 성범죄가 꼬리를 물고 ‘n번방’이라는 부끄러운 사건도 일어났다.

그리고 우리는 세계가 좁은 듯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며 돈 자랑을 해왔다. 이번 기회에 퇴폐유흥업소들을 정화시키고 여행의 수준도 격조 있게 높이면서 자신을 위해서는 절약하고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더 많이 베푸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넷째,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교만함을 반성한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열심히 쌓아올린 공든 탑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고 있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고 대량실업 사태를 우려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를 마비시키고 있지만 세계는 권력으로도, 지식으로도, 첨단기술로도, 돈으로도 해결하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나약한 인간인데도 가졌다고 배웠다고 높은 자리에 앉았다고 하나님을 비웃고 외국근로자를 무시하고 교만한 언행을 예사로 일삼아 왔다. 또 정부는 사스, 메르스 사태를 겪고도 음압병동, 전문병원 하나 미리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가 사태가 커진 다음에야 엄청난 재정을 투입한 사실을 반성하고 겸손한 자세를 지녔으면 좋겠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반성하고 잘 대비해 더욱 성숙한 국민, 발전하는 나라가 되기를 기도한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시편 127편 1절)

유병곤 새울산교회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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