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어린이집 개원 무기한 연기에 퇴소신청 급증
울산, 어린이집 개원 무기한 연기에 퇴소신청 급증
  • 김원경
  • 승인 2020.04.02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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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개학 기다리느니 양육수당 받겠다”어린이집 경영 악화… 단축근무 등 대책 고심
한국수력원자력(주) 새울원자력본부가 코로나19로 혈액수급이 어려워 병상에서 고통 받는 이웃의 생명을 구하는데 동참하고자 2일 노사 합동 ‘사랑의 헌혈’을 실시했다.
2일 남구 신정동 한 어린이집에서 휴원 중인 가운데 긴급보육을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어린이집 개원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원아들의 퇴소가 줄을 잇고 있다. 학부모들은 불투명한 개학일을 기다리느니 퇴소 후 양육수당이라도 받겠다는 뜻인데 어린이집은 경영악화로 인원감축, 폐원까지 고심하고 있어 지역 보육현장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달 31일 어린이집·유치원 휴업 연장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울산지역 맘카페에는 어린이집 퇴소를 고민하는 부모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친다’, ‘올해는 집에 데리고 있으면서 양육수당이나 받아야겠다’, ‘퇴소 고민중’, ‘퇴소냐 퇴사냐’ 등의 글에는 수십개의 공감 댓들이 달렸고 실제 어린이집 퇴소로 이어지고 있었다.

울산 민간어린이집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일자로 어린이집 퇴소를 신청한 영유아는 △중구 81명 △남구 55명 △동구 34명 △북구 54명 △울주군 67명 등이다.

최근 저출산 영향으로 원아가 줄어 폐원이 속출한 상황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지역 어린이집 원장들은 단축근무, 인력감축, 1년 휴원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북구 강동 블루마시티어린이집 김혜경 원장은 “벌써 정원의 절반가량이 퇴소신청 한 곳도 있다”며 “경영악화로 인력감축 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아예 교사 실업급여라도 받을 수 있도록 1년 휴원을 고민하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올 초 울산지역에서 폐원한 가정·민간어린이집만 61곳이다. 이번 사태가 지속되면 연말쯤 폐원하는 곳이 급격히 늘 것”이라고 우려했다.

남구 신정동 한 어린이집 원장은 “개원 후 올해 최초로 정원 충족률이 80%에 미치지 못했다”며 “그래도 3월까지는 상황이 괜찮았는데 개학일이 무한 연기되자 퇴소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4월 양육수당 신청 기한이 14일임에 따라 앞으로 2주가 고비”라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가정양육수당은 어린이집·유치원·종일제 아이 돌봄서비스 등을 이용하지 않는 만 0~6세 가정양육 영유아에게 연령별로 매월 10~2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어린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선 가정보육이 길어짐에 따라 차라리 이 양육수당이라도 받는 게 낫다는 의견이 퍼지고 있는 것. 이 같은 상황에 원장들은 전전긍긍할 수 밖에 없다.

반면 퇴소가 고민스럽기도 하지만 기다리겠다는 엄마들도 많다. 특히 입학 경쟁률이 치열한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부모들은 퇴소를 더욱 신중해 하는 분위기다. 퇴소를 했다가 향후 등원 가능한 시점이 왔을 때 자리가 없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어서다.

전업주부인 이정민(40)씨는 “대기로 있다 어렵게 들어간 어린이집이다 보니 쉽게 퇴소 신청을 하지 못하겠다. 어린이집 만족도도 높고, 당장 다음 달 개원할 수도 있으니 일단 기다려볼 생각”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시와 보건복지부는 이달 가정양육수당 신청기한인 14일까지 보육료에서 양육수당 전환신청 추이를 살핀 후 어린이집에 대한 지원 대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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