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투표는 제대로 해야 한다
그래도 투표는 제대로 해야 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4.0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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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 에게서 봄마저 빼앗아 가고 말았다. 울산을 비롯한 전국에서 봄꽃의 여왕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상춘객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세에 눌려 꽃구경은 고사하고 계절의 변화조차 체감할 겨를이 없다.

울산도 예외는 아니어서 벚꽃 명소에서 열리는 축제 취소는 기본이고, 아예 벚꽃 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방문 자제 현수막이 설치됐다. 이뿐이 아니다. 우리나라 봄꽃 축제의 대명사인 진해 군항제마저 57년 만에 취소됐다. 상춘객들이 벚나무 아래에서 흩날리는 꽃잎을 감상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당나라 시인 동방규가 쓴 시 소원군에서 풀어낸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뜻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따로 없다.

이처럼 계절을 빼앗아가는 코로나19의 무서운 공포에도 국회의원 선거는 진행된다. 오늘(2일)부터 14일 자정까지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전국에서 300명(지역구 253명, 비례대표 47명(준영동형 비례대표 30석 포함))을 선출한다. 울산에서는 6개 지역구에서 6명의 선량을 뽑는다. 모두 28명(중구)의 후보자가 나와 여의도행 티켓을 따내기 위해 유권자들에게 지지 호소에 나섰다. 중구 5명, 남구갑 4명, 남구을 3명, 동구 5명, 북구 7명, 울주군 4명이다. 평균 4.67대1의 경쟁률이다.

후보자들은 초반 기선잡기를 위해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과 휴일(4~5일)을 최대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예년처럼 선거 운동원들이 지역 주요 지점에서 흥을 잔뜩 불러오는 로고송에 맞춰 율동으로 표심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대부분의 정당이 잔잔한 로고송과 율동을 자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실제 공식 선거 첫날인 오늘 분위기도 그랬다. 출정식 겸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선거운동원을 대거 동원하지 않은 것은 물론, 스피커 볼륨을 낮추는 것을 보면서 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화되면서 후보들이 대면접촉 선거운동을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후보자 또는 선거운동원들의 손에 후보자 명함이 들려져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에게 직접 공약이나 정책을 설명할 기회가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로 인해 유권자들은 어떤 후보가 어떤 정책을 갖고 지역을 위하고 국가 발전을 위해 제대로 일할 후보인지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생애 첫 투표를 하는 만 18세 유권자들은 더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선거법이 바뀌면서 선거 연령이 19세에서 18세로 낮아져 이번 총선에서 울산지역 고교생 유권자는 4천100여명이나 된다. 하지만 개학이 연기되면서 일선 학교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선거 교육이 대폭 축소돼 제대로 된 선거교육을 받지 못하고 투표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생애 첫 선거에 동참하게 됐지만 얼굴도 모르는 후보자에게 투표를 해야 할 지경이다. 후보자의 공약과 비전을 어찌 알겠는가.

여기에 더해 정당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유권자는 얼마나 될까. 이래저래 후보를 고르는 것이 어렵다.

그런데도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이 제시한 공약과 비전을 살펴 누가 지역을 위하고 나라를 위할 수 있는 후보인지 가려내야 한다.

그러려면 곧 각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가정으로 발송하는 선거공보를 제대로 챙겨볼 것을 권한다. 선거공보에는 후보자의 사진과 함께 기호·성명·경력·정견이 실려 있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활용할 수도 있다. 홈페이지에는 후보자의 직업, 학력, 재산, 병역, 납세실적, 전과 등 정보가 모두 공개돼 있다.

박선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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