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지원금 놓고 입씨름 붙은 지역정치권
긴급지원금 놓고 입씨름 붙은 지역정치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3.30 2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15총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자 잠잠하던 지역 정치권에 뜻밖의 입씨름이 불붙기 시작했다. 그 소재는 코로나19 사태가 몰고 온 ‘긴급지원금’과 ‘마스크’로, 불씨는 제1야당 소속 울주군의원 3명이 먼저 지폈다. 그러자 사흘 뒤 울주군이 지역구인 여당 소속 시의원과 군의원 8명이 곧바로 맞불을 놓았다. 자당 소속 총선 후보군의 대리전 성격이 짙은 입씨름을 두고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정책대결의 실종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미래통합당 소속 울주군의원 3명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지원금(재난기본소득)과 마스크 지급 과정에서 울산시가 울주군을 차별한다는 소문에 대해 ‘시장과 군수의 갈등’ 때문이라며 군민에 대한 역차별론을 내세웠다. 30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군의원 8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의혹을 부풀린다며 갈등을 부추기지 말라고 역공을 폈다.

이 문제는 울산시장의 사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분위기다. 그러나 미래통합당 군의원들이 선관위에 제기한 진상조사 요구는 아직 거둬들이지 않았다. ‘특정 정당의 총선 후보가 울주군의 재난기본소득과 마스크 지원을 놓고 자신이 제안한 것처럼 홍보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시·군의원들은 상대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역대 총선 구호의 변화를 보면 격세지감이 앞선다. 제20대 총선 때만 해도 ‘재난기본소득’이니 ‘무상지급’이니 하는 말은 ‘퍼주기’,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의 동의어쯤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4·15총선을 앞두고는 그런 말들이 쏙 들어갔다. ‘긴급구호자금’이란 용어는 최근 총선사령탑이 바뀐 뒤부터 야당 쪽에서 더 즐겨 쓰는 말이 됐다. 제1야당 소속 울산지역 국회의원 후보 6인이 30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한목소리로 제안한 말이 바로 ‘울산형 긴급구호자금 1조원’이었다.

조금도 나쁠 것은 없다. 정책 제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흠집을 내기 위해 거짓으로 꾸민 ‘네거티브 전략’만은 금물이다. 며칠 안 남은 선거운동 기간, 정정당당하게 ‘정책’으로 대결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