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제안 거부… 협상 또 난항
현대重, 노조 제안 거부… 협상 또 난항
  • 이상길
  • 승인 2020.03.30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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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회사에 책임 떠넘기는 제안”
노조 “노조 무력화 입장 재확인”
해 넘긴 임금협상 장기화 국면
현대중공업 사측이 노동조합의 특별제안을 거부했다. 해를 넘긴 지난해 임금협상은 다시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회사는 30일 사내소식지를 통해 “기존 주장을 고수한 노조 특별제안을 거부한다”며 “무책임한 요구로 책임을 회사에 떠넘길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고 현명한 노조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노조가 제기한 법인분할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이미 1심과 2심에서 기각돼 법원은 노조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노조가 선심 쓰듯 법적 조처를 내려놓을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고자 문제와 관련해 “임금협상과 분리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임금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단체협약을 체결하자”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회사는 “지난해 5월 법인분할 이후 탄생한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신설 자회사 현대중공업은 서로 다른 회사로 성과금도 개별 기업 경영성과에 따라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노조는 회사 법인분할(물적분할) 반대 투쟁 과정에서 해고된 조합원 문제 해결, 특별금 제시, 한국조선해양의 재무제표와 연결한 성과금 산출 기준 마련 등을 회사가 수용하면 법인분할 무효 소송을 중단하겠다고 사측에 특별제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이 같은 회사의 답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그동안 제기했던 법인분할 문제를 내려놓겠다는데도 회사가 상응하는 태도를 보여주지 않는 것은 노조 무력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상여금 산정 방식 역시 기존 현대중공업에서 갈라진 중간지주사와 자회사가 완전히 다른 회사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의 특별제안까지 무산되면서 해를 넘긴 지난해 임금협상은 다시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노사는 지난해 5월 임금협상을 시작했으나 해를 넘겨서도 진전이 없다. 노조는 교섭 난항을 이유로 이달 20일 올해 첫 부분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향후 노사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노조의 추가 파업도 예상된다.

지역 한 노사 전문가는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조선 경기가 얼어붙었고, 조합원 가계 역시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서 교섭 장기화가 노사 모두에 부담이 되는 만큼 조속한 합의를 위한 교섭은 계속 이어갈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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