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곡천의 반세기 넘는 세월 흔적 만나다
울산 대곡천의 반세기 넘는 세월 흔적 만나다
  • 김보은
  • 승인 2020.03.3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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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문화계 원로 서진길 작가 사진집 발간… 57년간 역사 220여점으로 담아내
서진길 사진작가의 작품집 '반구대 암각화, 대곡천 삶의 흔적'
서진길 사진작가의 작품집 '반구대 암각화, 대곡천 삶의 흔적'

 

울산 문화계 원로 서진길 사진작가가 반구대 암각화와 대곡천에 담긴 반세기 넘는 세월의 흔적을 한 권의 책에 모았다. 그가 새로 펴낸 사진 작품집 ‘반구대 암각화, 대곡천 삶의 흔적’에서다.

서진길 작가는 1959년부터 현재까지 60여년간 울산, 경주 지역을 중심으로 사진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작품집에서 서 작가는 1962년 울산공업센터 기공식과 함께 공업용수 확보를 위해 태화강 상류 대곡천에 사연댐 건설을 시작하기부터 57년간의 역사적 현장을 기록하고 있다.

사연댐 건설로 수몰되기 전 마을의 옛 풍경,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와 국보 제147호 천전리 각석의 모습 등을 전체 277쪽에 걸쳐 220여점의 사진작품으로 선보인다.

서진길 作 산골의 촌부(1965).
서진길 作 산골의 촌부(1965).

 

특히 지금은 보기 힘든 1960~1970년대 정겹고 평화로운 마을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서 작가에 따르면 1965년 사연댐 준공으로 세인마을 20가구, 옹태마을 40가구, 한실마을 88가구가 이주했다. 작품집에는 초가지붕의 잔설과 연기, 촌부, 소질매, 디딜방아 등 수몰 전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뿐만 아니라 골목길 흔적, 무너진 돌담, 돌절구, 쇠부리터, 고목 그루터기, 흙 묻는 방아틀 등 옛 마을의 흔적을 추적한 작품들도 다수 수록됐다. 삶의 터전을 공업도시 건설을 위해 내주고 떠났던 이주민의 애환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다.

아울러 서 작가는 반구대 암각화의 다양한 그림을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클로즈업해 사실적이면서도 입체적인 영상미를 살려냈다.

천전리 각석의 대곡천 너럭바위에 패인 1억년 전 공룡 발자국을 비롯해 수많은 기하학적 문양과 그림, 글씨를 선명한 음양과 조형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김종호 한국사진작가협회 고문은 “투철한 주제 의식과 사진적 기량, 미적 감각, 불타는 창작열 등이 총체적으로 결집한 값진 성과물”이라며 “한국 근대사의 사진 문화 발전을 위해 걸어온 선생의 작가정신은 세월이 흐를수록 빛날 것”이라고 사진집을 평가했다.

서진길 作 밭갈이(1978).
서진길 作 밭갈이(1978).

 

서 작가는 “57년 만에 묶은 이번 작품집은 인생을 바친 혈작”이라 자평하고 “울산시민이 반구대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뜻을 모으고 있는 때에 작품집이 바위 그림과 대곡천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아름다운 고장 울산이 국내외 널리 알려지기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진길 작가는 1959년 ‘민심’으로 사진작가로 데뷔한 후 울산의 격변기 기록과 정체성을 살린 ‘우리 사는 땅(1988년)’과 ‘사진으로 보는 울산 100년(2009년)’, 경주 남산의 역사문화 유적을 새로운 영상미학으로 재탄생 시킨 ‘숨결(2006년)’ 등의 작품집을 펴냈다.

대한민국 사진대전 심사위원, 한국예총 울산지회장, 한국사진작가협회 이사, 울산문화원장 등을 지냈으며 대한민국 사진대전 초대작가상,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문화상, 울산시민의 장을 수상했고 2006년 대한민국 문화훈장(화관장)이 서훈됐다.

김보은 기자

서진길 作 길쌈(1968)
서진길 作 길쌈(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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