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밑창 한쪽만 닳는다면 척추질환 의심해봐야
신발 밑창 한쪽만 닳는다면 척추질환 의심해봐야
  • 김보은
  • 승인 2020.03.3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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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자생한방병원 김지원 원장
울산자생한방병원 김지원 원장이 척추측만증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울산자생한방병원 김지원 원장이 척추측만증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주부 A(46)씨는 최근 중학교 2학년 아들이 잦은 두통과 목·어깨 통증을 호소해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일자목증후군이었다. 장시간 책상에 앉아있는 공부 패턴과 스마트폰의 사용이 목을 비롯한 척추에 무리를 준 원인으로 지목됐다. 개학을 앞두고 교복, 학용품 준비 등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 안 그래도 마음이 분주한데 자녀의 건강관리에 대한 근심도 커졌다.

신학기가 다가옴에 따라 학부모들은 올해 자녀의 성공적인 학교생활을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면역·기억력 증진, 피로회복 등 자녀 건강도 중요 관리 대상 중 하나다.

최근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여느 때보다 건강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는 요즘, 학생들의 척추 건강에도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10대 성장기에는 뼈가 유연하고 골격이 자라는 속도가 빨라 사소한 습관이나 변화도 척추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시기 학생들은 하루도 쉬지 않고 공부에 열중한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2019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정규 수업시간 이외에 하루에 2시간 이상 공부에 할애하는 학생은 전체 68%에 달했다. 반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비율은 35.6%에 불과했다.

울산자생한방병원 김지원 원장은 “의자에 앉은 자세는 서있을 때보다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이 50% 늘어날 뿐만 아니라 장시간 앉아 있다 보면 자연히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다”며 “학생들은 공부를 위해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에 앉아 보내는데다 활동량도 적어 각종 척추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조언했다.

◇ 청소년기 주의해야 할 대표적 척추질환 3가지

학생들이 주의해야 하는 대표적 척추질환 3가지를 꼽자면 ‘척추옆굽음증(척추측만증)’,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일자목증후군’이 있다.

척추측만증은 정면에서 보았을 때 일직선이어야 할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는 질환을 뜻한다. 척추측만증은 청소년기 학생들에게 다발하는 대표적인 척추 질환으로 80% 이상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환자다.

틀어진 척추 배열이 주변의 근육, 인대, 신경에 압박을 주기 때문에 요통이나 어깨 결림, 두통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측만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통증이 없고 운동능력에도 차이가 없지만, 척추가 40도 이상의 휘어진 경우와 2차 성장기에 진행이 빠르게 일어나는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허리디스크는 중장년층이 겪는 질환으로 인식해왔으나 최근에는 진학 및 입시 준비로 학생들이 책상 앞에서 앉아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청소년들에게도 많이 발견되고 있다.

허리디스크는 주로 척추에 압박을 주는 나쁜 자세로 인해 척추 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이 정상 위치를 벗어나거나 손상을 입으면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발생된 염증이 척추를 지나는 신경을 압박하면서 심한 요통과 함께 허리를 중심으로 퍼지는 하반신 방사통이 나타난다.

일자목증후군은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 PC모니터 등을 볼 때 목을 앞으로 내미는 습관으로 인해 경추(목뼈)의 C자형 만곡이 소실돼 생기는 질환으로 ‘거북목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일자 형태로 변형된 목은 목뼈, 근육, 인대의 긴장상태를 지속시키고 두통, 안구 피로, 어깨 통증, 손 저림 등 다양한 증상을 야기한다. 이는 곧 집중력 저하와 만성피로의 원인이 돼 성적 하락과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 척추질환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 부모가 관심 가져야

척추질환을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20~30대에 이르러 만성적인 퇴행성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른 나이의 척추질환은 노년기까지 이어져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삶의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청소년의 척추건강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방에서는 척추질환 치료에 추나요법, 침, 약침 등 한방통합치료를 시행한다.

추나요법으로 틀어진 척추 배열을 바르게 교정하고 침 치료를 통해 경직된 척추 주변부의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척추 특정부위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준다.

항염증 효과가 뛰어난 약침은 손상된 부위에 발생한 염증을 신속히 가라앉혀 통증을 완화하고 재생을 돕는다. 여기에 뼈와 근육을 강화하는 한약 처방이 병행되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재발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

치료 외에도 무엇보다 척추질환의 빠른 발견을 위해서는 부모의 관심이 가장 필요하다. 평소 자녀의 걸음걸이나 앉은 자세를 유심히 관찰해 양쪽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신발 밑창의 특정 부위만 유독 많이 닳았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허리, 목, 어깨 등에 잦은 뻐근함과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목과 허리에 디스크 질환이 진행 중일 수 있으니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울산자생한방병원 김지원 원장은 “성장기 척추 상태가 향후 평생 척추건강을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자녀의 성적만큼이나 중시해야 할 것이 척추 건강”이라며 “자녀가 엎드려 책을 읽고 다리를 꼬거나 턱을 괴는 등 척추에 좋지 않은 습관을 보일 때마다 교정해주는 것도 척추질환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정리=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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